국내 출시에 앞서 한국GM 부평공장에서 운행중인 에퀴녹스. (사진=한경닷컴)
국내 출시에 앞서 한국GM 부평공장에서 운행중인 에퀴녹스. (사진=한경닷컴)
"쉐보레 자동차를 앞으로 누가 신뢰하겠습니까. 중고차값 하락도 피해갈 수 없을 테고요."

14일 기자와 통화한 자동차업계 종사자의 말이다.

구조조정이 시작된 한국GM 사태의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의 몫이 될 전망이다. 쉐보레를 타고 있는 운전자들이 당장 차를 바꿔야 할지, 계속 타야할지 고민에 빠졌다. GM에 몸담고 있는 임직원은 물론 고객 모두 '패닉' 상태다.

지난 6일(현지시간) 외신을 통해 메리 바라 제너럴모터스(GM) 회장의 "독자생존 가능한 사업체를 갖기 위해 (한국) 앞으로 조치가 필요하다"는 발언이 나온 이후 자동차 업계의 시선이 일제히 'GM의 철수 움직임'을 향하고 있다.

전날에는 원래 계획중이던 군산공장 폐쇄 조치를 발표하며 한국 정부의 재정 지원이 없다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이어가겠다는 식의 압박 카드를 꺼내들었다. GM 경영진은 정부의 자금 지원 여부에 따라 부평1·2공장, 창원공장 등 나머지 3개 공장도 향후 구조조정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으름장을 놨다.

GM이 군산 사업장 폐쇄에 나서면서 2000여 명의 인력은 희망퇴직 등으로 회사를 떠나야 하고, 쉐보레 협력사 1만여 직원은 일자리를 잃게 될 처지에 놓였다.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한국GM이 다시 '건강한' 회사로 거듭난다면 우리의 기다림은 아깝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지금처럼 '철수설'이 끊이지 않는 시기에 한국GM의 경영정상화는 쉽지 않은 길임에 분명하다.

GM이 구조조정 칼을 꺼내든 이상 한국에서 쉐보레가 정상적인 제품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지는 의문이 든다. GM이 조만간 한국에서 발을 뺄 것처럼 보이는데 고객들이 서비스 걱정 없이 차를 오랫동안 보유하긴 쉽지 않아 보인다. 만일 신차 구매자라면 쉐보레 아닌 다른 자동차 제품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올 2분기 한국에 팔 예정인 신제품 '에퀴녹스' 준비도 빨간불이 켜졌다. 한국에서 떠날 기회만 엿보고 있는 GM에 충성심 강한 소비자를 기대하긴 어렵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