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출입문 철저히 통제, 직원들 "할 말 없다" 경계
주변 상가들도 한산, 상인들 "이제 어떡하나" 하소연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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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말 없습니다"

제네럴모터스(GM)가 한국 GM 군산 공장 폐쇄를 결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13일 공장 앞은 적막감이 감돌았다.

굳게 닫힌 출입문은 좀처럼 열리지 않았고 가끔 공장 밖으로 나온 직원들은 언론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입구를 지나던 한 직원은 공장 폐쇄 결정을 들었는지 묻자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다. 다른 사람에게 물어보라"며 그대로 차를 몰가 나갔다.

출입문 앞을 지키던 경비원도 "우리는 말 못 한다. 공장 안으로는 들어오면 안 된다"고 경고한 뒤 발걸음을 돌렸다.

두 시간 동안 입구에서 직원 10여 명을 만나 공장 폐쇄와 관련한 취재 협조를 요청했으나 모두 손사래를 치며 답변을 거부했다.

일부는 정문 앞에 있는 취재진을 의식한 듯 중간에 차를 돌려 공장 안으로 다시 들어가기도 했다.

주변 협력업체 몇 곳은 아예 문을 걸어 잠가 출입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공장에서 3㎞ 떨어진 한 협력업체 임원은 "폐쇄설은 진작부터 지역에 돌고 있었다.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 빨리 공장이 문을 닫을 줄 몰랐다. 뭐라고 할 말이 없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옆에 있던 직원은 "조선소 문 닫을 때는 우리 일이 아니니까 크게 신경 안 썼는데 몇 달 뒤면 공장이 폐쇄된다고 하니까 당장 먹고 살 길이 걱정이다"며 "GM까지 문 닫으면 군산 경기는 크게 쪼그라 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주변 상가는 적막 그 자체였다.

공장에서 500여m 떨어진 음식점들은 점심시간에도 손님이 뜸했다.

문을 연 음식점보다 '임대'라는 현수막이 쓰인 상점들이 더 눈에 띄었다.

상가 뒤쪽 원룸 단지도 상황은 비슷했다.

우편함은 오래전 꽂아놓은 것으로 보이는 고지서로 가득했고 주차장은 넓은 운동장을 연상케 할 정도로 한적했다.

거리를 지나는 주민이 아예 없어 원룸 십수 채가 모인 동네 분위기는 을씨년 스러웠다.

상인들은 GM 공장 철수설이 흘러나온 일 년 전부터 매출이 60% 이상 급감했다고 입을 모았다.

공장 인근에서 중화요릿집을 하는 김모(48)씨는 "예전에 하루 150만원을 벌었다면 지금은 50만원도 못 번다고 보면 된다"며 "주변에 아파트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나마 공장 직원들이 와서 먹고 살았는데 이제 우리 같은 자영업자는 다 죽게 생겼다"고 토로했다.

뒤늦게 폐쇄 소식을 접한 GM 군산공장 노조는 14일 단체 회의를 통해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정태양 전국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 군산지회 정책실장은 "설 명절이 코 앞인데 공장 폐쇄를 결정한 사측을 이해할 수도 없고 인정할 수도 없다"며 "조합원 회의를 거쳐 대응 방안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