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 4사 중 영업이익률 1위… '막내' 현대오일뱅크 일냈다
국내 4개 정유사 중 ‘막내’인 현대오일뱅크가 2년 연속 사상 최대 이익을 냈다.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매출 대비 영업이익)은 정유업계 1위에 올랐다.

현대오일뱅크는 작년 영업이익(연결기준)이 1조2605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9657억원)보다 30.5% 증가했다고 12일 발표했다. 일본 코스모석유와 지분 50% 공동 투자로 연결기준 영업이익에 포함되지 않는 현대코스모의 영업이익(1154억원)까지 감안하면 전체 영업이익은 1조3759억원으로 업계 3위인 에쓰오일(1조4625억원)에 바짝 다가섰다. 매출도 전년(11조8853억원)보다 37.8% 늘어난 16조3762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7.7%로 에쓰오일(7.0%)과 SK이노베이션(6.9%) 등을 제쳤다.

현대오일뱅크의 실적 호조세는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영업이익은 2014년 2262억원에서 2015년 6294억원, 2016년 9657억원으로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다. 업계에선 현대오일뱅크의 성장 비결을 ‘투 트랙 전략’에서 찾고 있다. 문종박 현대오일뱅크 사장(사진)은 “비정유 부문에 진출해 사업 다각화에 나서는 한편 본업인 정유 사업에서는 설비 고도화로 효율성을 높여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오일뱅크는 국내외 석유화학업체와의 합작을 통해 비정유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2012년 일본 코스모석유와 합작한 현대코스모를 통해 파라자일렌 등 석유화학제품 사업에 진출한 것을 시작으로 현대쉘베이스오일과 현대케미칼, 현대OCI 등을 잇달아 설립했다. 작년 비정유 사업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3713억원, 4120억원으로 2년 전인 2015년과 비교해 163%와 669% 급증했다. 같은 기간 전체 영업이익에서 비정유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도 8.5%에서 32.7%로 껑충 뛰었다.

정유 사업에서는 설비 고도화에 주력하고 있다. 잔사유(원유를 정제해서 나오는 휘발유·경유 등을 제외한 값싼 중질유)를 고도화해 고부가가치 경질유를 생산해 수익성을 높이는 방식이다. 현대오일뱅크의 고도화 비율은 39.1%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정유 사업 영업이익률(6.06%)이 업계 맏형인 SK이노베이션(4.51%)을 웃도는 비결이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