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 등 국내 타이어 3사가 지난해 기대를 크게 밑도는 성적표를 받았다. 주재료인 고무 가격이 오른 데다 판매량이 줄어든 결과다.
국내 타이어 3사, 지난해 모두 '뒤로 굴러갔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매출 6조8134억원, 영업이익 7938억원을 올렸다. 매출은 전년 대비 2.9%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8.0% 줄었다. 2012년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된 이후 가장 저조한 수준이다.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1569억원의 적자를 내며 2009년 이후 8년 만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매출도 2조8773억원으로 2.4% 감소했다. 넥센타이어는 매출 1조9646억원, 영업이익 185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3.7%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5.3% 급감했다. 2013년 이후 매년 이어지던 이익 증가세도 멈췄다.

실적 악화의 주원인은 주재료인 고무 가격 상승이다. 천연고무 가격은 2016년 1분기 t당 1156달러에서 지난해 1분기 t당 2095달러로 올랐고 합성고무(부타디엔) 가격도 같은 기간 1165달러에서 2988달러로 세 배 가까이로 뛰었다. 업계 관계자는 “타이어회사들은 미리 재료를 주문하기 때문에 원자재 가격 상승은 약 6개월 이후부터 실적에 반영된다”며 “뒤늦게 제품 가격을 올렸지만 이익 감소는 막지 못했다”고 말했다.

수출도 부진했다. 지난해 국산 타이어 수출량은 6823만 개로 전년 대비 3.4% 줄었다. 2010년 이후 최저치다. 중국과 동남아시아 업체들이 저가 공세를 펼치면서 타격을 받았다. 국내 완성차업체가 판매 부진에 시달린 것도 한 원인이다.

타이어업계는 올해 실적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천연고무와 합성고무 가격이 지난해 말 기준 각각 1447달러와 1688달러로 안정세에 접어든 데다 교체용 타이어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올해 매출 7조4000억원, 영업이익 1조200억원을 낼 전망이라고 공시했다. 넥센타이어는 올해 체코 공장 가동을 반등의 계기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금호타이어는 경영정상화 여부가 불투명해 예단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도병욱/박종관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