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성철
현성철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최고경영자(CEO)가 50대로 세대 교체됐다. 다른 삼성 계열사처럼 삼성 금융계열사에서도 60대 CEO가 물러나고 50대의 새 수장을 선임해 그룹 경영진의 세대교체를 완성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생명은 8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현성철 삼성화재 전략영업본부장(58·부사장)을 대표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삼성화재도 같은 날 임추위를 개최하고 최영무 삼성화재 자동차보험본부장(55·부사장)을 대표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두 내정자는 다음달 주주총회와 이사 회를 거쳐 대표이사 사장으로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현성철 삼성생명 사장 내정자는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삼성SDI에서 구매전략팀장과 마케팅실장 등을 역임했다. 2011년 삼성카드 경영지원실장(부사장)을 거쳐 삼성화재 전략영업본부장을 지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현 내정자는 삼성SDI, 삼성카드, 삼성화재, 삼성생명을 거치며 경영진단, 구매, 마케팅, 경영지원, 보험영업 등 다양한 분야를 두루 경험하고 경영역량을 검증받았다”고 전했다.

최영무
최영무
최영무 삼성화재 사장 내정자는 고려대 식물보호학과를 졸업하고 삼성화재 인사팀장과 전략영업본부장, 자동차보험본부장(부사장) 등을 지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최 내정자는 1987년 삼성화재 공채로 입사해 영업점을 시작으로 30여 년간 맡은 업무에서 우수한 성과를 냈다”며 “임원 선임 후에는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치며 차기 경영자 후보로 양성돼 왔다”고 말했다.

당초 보수적인 성향의 보험업계에서 삼성 다른 계열사처럼 ‘60세 이상 CEO 퇴진’을 일괄 적용하는 건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적지 않았다. 삼성 관계자는 “금융 계열사에도 예외 없이 그룹의 세대교체 원칙을 적용했다”며 “전문성을 갖춘 내부 인사를 발탁한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이번 인사가 세대교체와 함께 성과주의라는 원칙을 드러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삼성 금융계열사의 핵심인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CEO에 모두 삼성화재 출신이 임명된 것을 놓고 ‘파격 인사’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최근 몇 년 새 삼성 금융계열사의 ‘맏형’인 삼성생명이 ‘동생’ 격인 삼성화재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진한 실적을 낸 것도 이번 인사의 원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생명 당기순이익은 2016년 2조2185억원에서 지난해 1조2925억원으로 39.9% 감소했다. 반면 삼성화재는 3년 연속 순이익이 늘어나 지난해 9202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증권은 9일, 삼성카드는 다음주께 CEO 인선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강경민/김순신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