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열린 가상화폐 청문회에서 ‘김치 프리미엄’이 주요 현안 중 하나로 다뤄졌다. 김치 프리미엄이란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값이 한국 시장에서 미국 등 다른 시장보다 비싸게 형성되는 것을 말한다. 미국 당국이 청문회에서 가상화폐의 거래 안정성을 위해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밝히자 비트코인이 660만원에서 200만원 급등하는 등 롤러코스터 장세가 나타났다.
미국 가상화폐 청문회서도 언급된 '김치 프리미엄'
“김치 프리미엄이 무엇인가”

7일 새벽(한국시간)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가 주최한 가상화폐 관련 청문회에는 제이 클레이턴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과 크리스토퍼 지안카를로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위원장이 답변자로 나선 가운데 의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청문회에서는 차익거래의 문제점을 지적하기 위해 김치 프리미엄이라는 단어가 직접 사용되기도 했다. 데이비드 퍼듀 상원의원은 아비트리지(무위험 차익거래) 문제를 언급하면서 지안카를로 위원장에게 “김치 프리미엄이 무엇인지 설명해 달라”고 요청했다. 지안카를로 위원장은 “수요가 많은 곳(한국)에서는 가격이 높게 형성되고, 적은 곳에서는 낮게 형성되는 시장 현상이 있다”며 김치 프리미엄에 대해 설명했다.

청문회에서는 가상화폐 시장과 관련해 부정적인 언급이 나오기도 했다. 특히 ICO(가상화폐 공개)에 대해 우려가 컸다. 클레이턴 위원장은 “ICO가 주식공모처럼 이뤄지고 있지만 관련한 규제나 법령이 없어서 상당수가 불법적으로 행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부 상원 의원들은 일본 가상화폐거래소 ‘코인체크’ 해킹사건, 북한·러시아의 가상화폐 매매 오용 의심사례 등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나 청문회에선 대체로 안정적인 가상화폐 거래를 위해 제도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데 뜻이 모였다. 지안카를로 위원장은 “가상화폐 거래와 관련한 적절한 규제가 필요하다”며 “내 조카가 거래해도 사기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안심할 수 있는 수준의 제도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롤러코스터 타는 가상화폐 가격

가상화폐 청문회가 예상과 달리 조용히 끝나자 비트코인 가격은 빠르게 상승했다. 7일 오전 10시 비트코인 가격은 866만원(빗썸 기준)까지 올라갔다. 전날인 6일 오후 2시 660만원까지 내려갔던 것을 고려하면 31% 올랐다. 이후엔 800만원대 초중반에서 움직였다.

당초 이 청문회에선 테더 코인의 사기성이 부각될 것으로 예상됐다. 테더 코인이란 미국 가상화폐거래소에서 입출금을 위해 쓰이는 코인이다. 이 코인을 발행한 테더사는 발행량만큼 달러를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시장에서는 불신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청문회에선 이에 대한 언급이 별로 없었다. 비트코인이 급반등한 것은 이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하지만 일시적 반등일 뿐이며 곧 다시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가상화폐를 둘러싼 세계 각국의 규제와 부정적 전망이 여전해서다. 전날 아구스틴 카르스텐스 국제결제은행(BIS) 사무총장은 “비트코인은 거품과 폰지 사기, 환경 재앙 등의 복합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닥터 둠’이라 불리는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 역시 전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비트코인 가격이 결국엔 0(제로)까지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계단식 하락’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6일 2598만원까지 올라가며 최고가를 기록한 비트코인은 같은 달 11일 5일 만에 1760만원까지 급락했다. 13일 2100만원까지 회복했지만 역시 5일 만인 18일 다시 반토막 수준인 1197만원으로 떨어졌다. 비트코인은 이런 식으로 한 달 동안 5회나 ‘계단식 하락’을 이어갔다. 지난 6일 기준 비트코인은 660만원까지 내려가 최고가(2598만원)와 비교해 ‘4분의 1’ 토막이 났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