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회사들이 법정 최고금리 인하에 맞춰 기존 대출 계약의 금리를 소급해 내린다. 카드사들이 법정 최고금리 인하 이후 신규 대출과 만기 연장 대출의 금리를 내리긴 했어도 기존 대출의 금리를 소급해서 낮춰주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8일부터 법정 최고금리 연 24%로 인하… 카드사, 신규 뿐 아니라 기존 고금리 대출에도 적용
여신금융협회는 7일 신용카드사 7곳이 연 24%를 초과하는 기존 대출 계약의 금리를 연 24%로 8일부터 인하한다고 밝혔다. 7개 신용카드사는 신한·KB국민·삼성·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다. 금융당국은 연 27.9%인 법정 최고금리를 8일부터 연 24%로 내린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최고 금리를 내려 고금리 대출 차주의 이자 부담을 완화하고자 하는 정책의 효과를 높이려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카드사 대출자 중 현금서비스를 이용한 이들이 이번 조치의 혜택을 상대적으로 많이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카드론 금리는 연 24%를 넘는 경우가 거의 없어서다. 여신금융협회는 카드사 고객 96만4000명이 금리 인하 혜택을 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기존 대출의 금리를 연 24% 이하로 내리면 업계 전체적으로 30억~40억원 수준의 이자수익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민이 주로 이용하는 저축은행업계도 법정 최고금리 인하에 맞춰 고객의 금리 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치를 내놨다. 저축은행들은 지난달 26일부터 기존 대출자가 연 24% 이하 금리의 신규 대출로 갈아탈 때 중도상환수수료를 면제하고 있다. 단 대상은 대출 약정기간의 절반 이상을 연체 없이 상환한 차주 중 연 24%를 초과하는 금리를 적용받고 있는 이들로 제한했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고금리를 쓰고 있는 소비자가 쉽게 대출을 갈아탈 수 있도록 이메일, 전화, 문자메시지(SMS)를 통해 개별적으로도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에 연 24%가 넘는 금리로 대출한 차주는 정책금융상품인 ‘안전망대출’을 통해 간접적으로 금리 인하 혜택을 볼 수 있다. 안정망대출 이용 대상은 연소득 3500만원 이하거나 신용등급 6등급 이하면서 연소득 4500만원 이하인 경우다. 이용 심사를 통과하면 전국 15개 시중은행에서 1인당 최대 2000만원 한도로 기존 연 24% 초과 고금리대출 채무를 대환해준다. 서민금융진흥원이 100% 보증해주는 형태다. 금리는 보증료를 포함해 연 12~24%다. 성실상환자로 인정받으면 통상적인 정책 서민금융 금리 수준인 연 10.5%에 도달할 때까지 6개월마다 최대 연 1%포인트씩 금리를 내려줄 계획이다. 안전망대출 희망자는 전국 42개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 또는 11개 자산관리공사 지역본부를 방문해 신청하면 된다. 또 전국 15개 은행 창구에서도 신청할 수 있다.

김순신/정지은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