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식탁에 자리잡는 낫토
일본에는 ‘낫토철에는 의사가 필요 없다’는 말이 있다. 콩 발효식품인 낫토가 건강에 그만큼 좋다는 의미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그다지 인기가 없었다. 낫토 특유의 끈적한 실과 냄새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이 많았다.

일본 유학생 및 일본 여행을 즐기는 일부 ‘마니아’의 식품이던 낫토가 대중식품으로 자리잡고 있다. 최근 3년간 시장 규모가 세 배 커졌으며 지난해엔 처음으로 300억원을 넘어섰다. 낫토 효능에 주목해 2005년 낫토사업에 투자한 풀무원이 시장을 이끌고 있다.

◆풀무원, 냄새 안 나는 낫토

풀무원은 2005년 계열사 풀무원건강생활을 통해 ‘풀무원 유기농 나또’를 출시했다. 한국인의 입맛에 맞춰 개발했다. 영세 수입상이 소량씩 수입해 판매하던 낫토 시장에 국내 식품업체 중 처음으로 진출했다. 풀무원 경영진은 세계 5대 건강식품으로 꼽히는 낫토 몸값이 언젠가 높아질 것이라고 확신했다.

한국 식탁에 자리잡는 낫토
2006년 25억원의 매출을 냈다. 형편없는 실적이었다. 그해 내놓은 신제품 김치나또는 판매가 저조해 바로 단종됐다. 전체 낫토 매출은 6년간 제자리걸음을 했다. 특유의 냄새와 질감을 국내 소비자는 생소하게 느꼈다. 풀무원은 포기하지 않고 계속 투자했다. 2011년부터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웰빙바람을 타고 낫토 효능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장수국가 일본의 비결이 알려지며 장 건강에 도움을 주고, 면역력을 높이는 건강식으로 낫토가 주목받기 시작했다.

풀무원은 분위기가 달라지자 생산라인을 증설했다. 특유의 냄새를 줄이는 ‘비원숙성 공법’을 개발했고 ‘유자 나또’와 ‘흑초 콜라겐 나또’ 등 냄새를 줄일 수 있는 소스를 개발했다. 매출도 늘었다. 2014년 처음으로 매출 100억원을 넘겼고, 2016년에는 2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매출은 263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젊은 층을 겨냥해 톡 쏘는 맛을 강화한 ‘와사비 국산콩 생나또’를 내놓으며 소비층 확대에 나섰다.

◆시장 규모 300억원 넘어

한국 식탁에 자리잡는 낫토
낫토는 단백질, 비타민, 미네랄 등 콩의 기본적인 영양을 그대로 지니고 있다. 100g만 섭취해도 소고기 76g, 계란 2개 반과 같은 양의 단백질을 얻을 수 있는 고단백 식품이다. 식이섬유와 장에 좋은 유산균도 풍부하다. 건강한 안주, 부담없는 야식으로도 인기가 있다.

풀무원이 개척한 낫토 시장은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링크아즈텍에 따르면 지난해 낫토 시장 규모는 325억원이었다. 2014년 100억원이던 시장 규모가 3년 만에 세 배 넘게 성장했다. 풀무원은 이 시장의 81%를 점유하고 있다. 풀무원에 이어 대상 CJ제일제당 오뚜기 등 다른 식품업체도 뛰어들었다.

허태선 풀무원식품 제품매니저(PM)는 “낫토를 꾸준히 섭취하는 소비자뿐만 아니라 낫토가 생소한 소비자를 고려해 낫토 특유의 냄새가 적은 종균 연구와 다양한 소스 개발을 통해 차별화된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