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과 함께하는 라이프디자인] <233> 재무설계 넘어선 '인생금융 플랜'이 필요하다
평범한 사람도 똑같은 행동을 반복하다 보면 어느덧 장인의 경지에 이른다. 초보 엄마는 눈을 감고도 아이의 이유식을 만들고, 매일 주차하다 보면 비좁은 공간에 기계처럼 각을 잡아 차를 세울 수 있는 날이 온다. 그런데 왜 유독 돈 관리는 시간이 가도 어렵고 복잡하게만 느껴지는 걸까.

한쪽에서는 인생은 한번뿐이라는 욜로(YOLO)를 말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돈은 안 쓰는 것’이라며 짠테크를 외친다. 매달 들어오는 수입은 정해져 있는데 돈 나갈 일은 끝이 없으니 어떻게 돈을 쓰고 줄여야 할지 고민이다. 여기에 가장 큰 복병은 앞으로 살 날이 점점 더 길어지고 있다는 것. 100세 시대를 바라보고 인생 전반에 걸친 금융 계획을 짜야 할 때다. 수입과 지출 관리만으로는 부족하다.

전문가들은 살면서 생기는 크고 작은 이벤트를 정리하는 게 금융 계획의 첫 단계라고 말한다. 결혼, 내 집 마련, 출산, 자녀 교육, 은퇴, 사망 등 나만의 인생시계를 따라가보자. 각각의 이벤트별로 필요한 예상 자금을 적어보는 것이다. 예기치 않게 큰 목돈이 들어갈 수 있는 위험도 함께 나열해본다. 갑작스러운 질병이나 사고, 뜻하지 않은 지출, 증여나 상속 등 언제 발생할지 모를 위험까지도 미리 생각해둬야 나중에 당황할 일이 없다.

그 다음에 할 일은 무엇일까. 예측 가능한 ‘이벤트’와 예측이 불가능한 ‘위험’에 필요한 금융자산을 준비하는 것이다. 나의 재무 상황,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해 현재, 가까운 미래, 먼 미래로 나눠 재무계획을 세운다. 이때 모든 계획을 구체적으로 숫자화하면 실행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인생 금융 계획’을 짜는 일이 어렵고 막막하다면 이 분야의 전문가를 만나보자. 이들에게 노하우를 전수받으면 한결 수월하게 금융 계획을 완성할 수 있다.

지금까지 단순히 재무설계를 받았다면 이젠 나와 내 가족의 행복을 위해 더 큰 금융 계획을 세워야 한다. 올해도 벌써 한 달이 지났다. 연초에 세운 계획은 물론이고, 인생 전반에 걸친 목표도 다시 한 번 점검해보자. 100세 시대를 사는 사람으로서 인생의 필요 자금 준비와 리스크 관리는 기본적으로 해야 할 일이다. 이 중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고 인생 금융 계획을 짠다면 미래의 어느 한순간도 어둡지 않을 것이다.

윤필경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책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