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한 달 일자리 안정자금 신청률 3.4%로 저조

올해 최저임금 16.4% 인상 여파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인건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인건비 상승으로 투자심리 등이 악화하면서 중소기업 경기전망지수는 하락하고 최저임금 인상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도입한 일자리 안정자금 신청은 여전히 저조한 실정이다.

4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정부가 월 급여 190만원 미만 근로자 1인당 13만원의 최저임금 인상분을 직접 지원하는 일자리 안정자금을 신청한 사업장은 지난 한 달 동안 총 3만6천149곳이었다.

이들 사업장의 수혜 근로자는 8만573명으로 정부가 추산한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 대상 근로자 236만4천 명의 3.4%에 그쳤다.

정부는 올해 3조원 규모의 일자리 안정자금 예산을 편성하고 관계 부처 장관과 공무원을 총동원해 일자리 안정자금을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고용보험 가입 등 지원 요건이 까다롭고 연장근로가 많은 식당 등의 종업원은 대부분 월 급여가 190만원이 넘어 신청할 수 없는 형편이다.

일자리 안정자금 신청이 부진한 데 대해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1년간 매달 10만원 조금 넘게 주는 단기적인 제도이기 때문"이라며 "현장과 괴리가 있다"고 제도적 문제를 지적했다.

박 회장은 그러나 "최저임금 인상은 이미 결정된 것이므로 이 문제에 너무 매몰되면 안 된다"면서 "기업이 에너지나 물류비, 구매비 등을 줄이는 등 본격적으로 혁신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저임금 명암] 인건비 부담 증가… 중소기업 경기지표 바닥
최저임금 인상 부담 등으로 중소기업중앙회가 매달 조사하는 업황전망 중소기업건강도지수(SBHI)는 최근 3개월 연속 하락했다.

중소기업인들이 향후 경기 상황을 예상하는 SBHI는 지난해 11월 조사에서 89.1이었으나 12월 84.3, 지난달 81.6으로 석 달 연속 밀렸다.

SBHI는 100 이상이면 업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응답이 부정적인 답변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지난달 조사에서 중소기업 경영의 최대 애로사항(복수응답)으로는 '인건비 상승'이 전달보다 12.5%포인트 상승한 59.8%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인건비 상승으로 위축심리가 확산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말 발표한 '1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서도 중소 제조업체의 기업체감경기는 13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중소기업 업황 BSI는 2016년 12월(62) 이후 1년 1개월 만에 최저인 63으로 나타났다.

BSI가 100 미만이면 경기를 나쁘게 보는 기업이 좋게 인식하는 기업보다 많다는 의미다.

특히 인력난·인건비 상승 때문에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답한 제조업체는 9.1%로 2003년 1월(9.8%) 이후 15년 만에 가장 많았다.
[최저임금 명암] 인건비 부담 증가… 중소기업 경기지표 바닥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