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봤습니다] 싱글을 위한 적당한 선택, 현대차 코나
2017년 여름 시장에 나온 현대자동차 코나(KONA)를 뒤늦게 타봤다. 국내 시판중인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중에선 티볼리(쌍용) QM3(르노삼성) 트랙스(쉐보레) 스토닉(기아)은 모두 경험했다. 코나는 그동안 운전대를 잡아보지 못했다. 그래서 현대차에 시승 신청을 하고 가장 늦게 코나와 만났다.

코나는 배기량 1591cc 가솔린 엔진을 품었다. 크기로 보면 세단 급에서 아반떼와 같은 역할을 한다. 20~30대 싱글 또는 신혼부부를 타깃으로 나온 차여서 'SUV의 아반떼'라 할만하다. '나홀로' 타기 좋은 차랄까.

시승차는 1.6L 가솔린 터보 모델이었다. 코나는 지난해 디젤 모델보다 가솔린 모델이 훨씬 많이 팔렸다고 한다. 구매자 대부분은 '가성비(가격 대비 상품)'를 고려해서 차를 타는 만큼 디젤보단 200만원 싼 가솔린 선호도가 높은 모양이다.

2박3일 동안 주행 체험은 주로 출퇴근 시간대 이뤄졌다. 도심 시내 길을 포함 서울 외곽순환도로, 북부간선도로, 강변북로와 자유로 등 다양한 도로를 운행했다. 파주 헤이리 마을 인근의 눈이 쌓인 길도 달려봤다.

시승에 앞서 가솔린 SUV여서 힘이 부족하진 않을까 우려했다. 그런데 출퇴근용으로 이용해 보니 가속 스트레스를 유발하지 않았다. 최고출력 177마력, 최대토크 27㎏·m을 갖춘 4기통 엔진과 7단 더블클러치변속기(DCT)의 조합은 'SUV는 디젤을 타야 한다'는 편견을 보기좋게 깼다. 노면에서 차체 움직임은 나름 가볍게 움직였고 페달을 밟으면 차급 대비 시원하게 잘 치고 나간다는 느낌이었다.
[타봤습니다] 싱글을 위한 적당한 선택, 현대차 코나
코나가 품고 있는 7단 변속기는 2000rpm 선에서 기어 변속을 하도록 세팅됐다. 시속 65㎞를 넘어가니 5단에서 6단이 반응하고 80㎞를 넘어가면 7단이 맞물렸다. 가솔린 소형차급에 맞게 연료 효율을 감안한 변속 기어비를 보였다. 매뉴얼 모드에서 시속 90㎞ 이하 속도에서 7단 기어를 조작했더니 엔진 회전수는 1500rpm까지 낮아졌다.

대신 고속주행 구간에서 급가속을 하면 변속 타이밍이 매끄럽진 않았다. 코나를 타는 젊은 구매층이 차는 작아도 운전 재미를 몹시 따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스티어링 휠에서 바로 기어 조작을 할 수 있는 패들시프트가 부착됐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주행모드는 에코, 노멀, 스포츠 등 3가지를 선택할 수 있다. 에코 모드는 차체 움직임이 무거워지고 스포츠에선 rpm이 빠르게 치솟는 등의 반응을 느끼긴 어려웠다. 주행모드 전환 기능이 별반 차이가 없는 게 아쉬웠다.

변속기 옆에는 운전석 방향에 '드라이브 모드' 버튼이, 조수석 방향에 'LOCK' 버튼이 각각 달렸다. LOCK 버튼을 눌렀더니 계기판에 '4륜구동 고정모드'라고 떴다. 가격표를 보니 4WD(네바퀴굴림) 옵션가는 180만원이었다.

차체와 루프·사이드미러를 서로 다른 색상으로 조합한 '투톤 컬러'는 차를 더 앙증맞게 치장했다. 전후방 램프를 상하 두 개의 얼굴로 장식한 것도 개성을 뽐낸다.
[타봤습니다] 싱글을 위한 적당한 선택, 현대차 코나
반면 실내 디자인은 '저가형' 느낌이 많이 났다. 대시보드 상단 모니터 아래 공조장치 부위에서 콘솔박스까지 이어지는 변속기 라인은 기존 국산 소형차 구성을 그대로 답습했다. 손으로 잡아 당기는 사이드 브레이크가 변속기 옆에 위치한 것도 그렇다.

제조사 입장에선 소형SUV 차급에 고급감을 강조하는 게 분명 제한적이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공조장치 아래 휴대전화나 지갑을 놓아두는 박스 공간은 덮개 정도는 달아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손가락 터치로 열고 닫을 수 있는 기능만 있어도 훨씬 세련된 인테리어를 뽐낼 수 있어서다.

코나는 철저히 20~30대 미혼 운전자를 타깃으로 나왔다. 실제 운전석에 앉으면 아반떼와 크기가 비슷하다. 2열과 트렁크가 연결돼 시트를 접으면 적재공간을 더 넓게 활용할 수 있는 점은 아반떼보다 장점이다. 그래서 실내가 아반떼보다 좀더 크다는 느낌이다.

가성비로 접근한다면 기아차 스토닉에 밀린다. 가솔린 트림은 1895만원부터 고를 수 있다. 4WD 고급형은 2615만원. 블루링크(텔레매틱스)가 들어간 8인치 내비게이션은 110만원 주고 별도 장착해야 한다. 옵션을 추가하면 투싼 기본형보다 비싸진다. 고급 기능을 뺀다면 싱글에게 추천하기 좋은 차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