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증여 수단으로 부동산 선호…자녀 결혼비용 아들·딸 큰 차이 없어

국내 부자들의 절반가량이 자녀에게 이미 재산의 일부를 증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여 또는 상속 수단으로 가장 선호하는 자산은 부동산이었으며, 자녀 결혼에는 평균 6억∼7억원을 사용했다고 답했다.

3일 KEB하나은행과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지난해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고객을 조사·분석한 '2018 부자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41.4%가 현재 자녀에게 사전 증여했다고 밝혔다.

재산이 많을수록 자녀에게 이미 재산 일부를 증여한 경우가 많았다.

자산 규모가 100억원 이상인 부자 가운데 72.2%가, 50억∼100억원 규모의 자산가 사이에서는 52.4%가 사전 증여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자산 규모가 10억 이상 30억 미만인 경우에는 자녀에게 이미 증여했다는 응답이 35.5%였다.

손자에게 재산을 증여했다는 응답은 9.4%에 그쳤다.

역시 자산규모에 따라 증여 비중이 차이를 보여 100억원 이상인 부자 가운데서는 23.5%가 손자에게 사전증여를 했지만 10억∼50억원 자산을 보유한 사람 중 손자에게 증여했다는 경우는 7.9%에 그쳤다.

부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상속·증여 수단은 부동산이었다.

전체 응답자의 39.7%가 부동산을 가장 선호한다고 답했고 현금·예금(30.3%), 보험(10.1%), 주식·펀드·채권(9.1%), 금·귀금속(6.2%)이 그 뒤를 이었다.

불과 2015년까지만 하더라도 현금·예금을 첫손에 꼽은 경우가 37%로 가장 많았고 부동산은 29%에 그쳤지만 2년 만에 이 같은 경향이 바뀌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이는 향후 부동산시장에 대한 부자들의 인식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부동산 가격 회복으로 인한 자녀·손자의 자산이 상승하는 효과까지 고려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 부자들의 자녀는 결혼에 평균 6억∼7억원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들의 경우 신혼집에 5억7천만원, 혼수 및 예단에 9천700만원, 예식비용에 7천500만원을 사용해 총 7억4천만원을 들였다.

딸은 신혼집 비용은 4억5천700만원, 혼수·예단비 9천600만원, 예식 비용 6천700만원을 사용했다.

총계는 6억2천만원이었다.

2013년 동일한 조사에서 아들과 딸의 결혼비용이 각각 4억2천400만원, 4억1천600만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4년 사이에 2억원 이상 늘어난 셈이다.

또 결혼정보회사에서 조사한 일반인 남성의 평균 결혼비용인 1억7천만원과 비교하면 약 4배 수준이다.

부자들 가운데 자녀 결혼비용을 전액 부담했다는 응답은 40%에 달했고 평균적으로 전체 비용의 85%를 부담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