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가상화폐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는 가운데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의 국내 가격이 외국보다 낮아지는 ‘역(逆)김치프리미엄’ 현상이 나타났다.

비트코인 등 급락… 이젠 '역 김치프리미엄'
가상화폐거래소 빗썸에선 2일 오후 2시께 비트코인 1코인의 거래 시세는 918만원가량인 데 비해 외국에선 2%가량 높은 약 939만원으로 나타났다. 939만원은 미국의 코인마켓캡에서 한국을 제외하고 집계한 세계 거래시세 평균이다.

지난달 2일에는 비트코인 국내 시세가 1869만원인 데 비해 외국 평균은 1434만원으로 국내가 30% 이상 비싸게 거래됐다. 일부 거래소에선 김치프리미엄이 한때 50%대까지 치솟기도 했다. 그러나 정부가 가상화폐거래소 폐쇄 가능성을 언급한 데 이어 가상화폐 거래 실명제를 도입하는 등 잇따라 강력한 규제방안을 발표하면서 지난달 하순부터 급격하게 가격 차이가 줄어들었다.

가상화폐 대표인 비트코인의 국내 시세가 크게 떨어지면서 이더리움, 리플, 비트코인캐시 등의 다른 주요 코인 김치프리미엄도 일제히 사라졌다. 이날 비슷한 시간 이더리움은 국내에서 980만원대에서 거래된 반면 미국 거래소 비트렉스에선 5%가량 비싼 1034만원가량에 거래됐고, 리플 역시 국내에선 880원가량에 거래된 반면 비트렉스에선 약 930원에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국내 규제가 강화되면서 가상화폐 가격이 외국보다 상대적으로 더 크게 떨어지면서 거래자 심리에도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국내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달 6일 최고 2598만원까지 치솟았다가 한 달이 채 안 되는 기간에 66% 하락했다. 업계 관계자는 “가상화폐 실명제 도입 등 국내 규제로 신규 거래자가 감소한 데다 외국발 악재가 나오자 국내 거래자가 더 민감하게 반응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