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일 “삼성전자의 최고 이익에 가려진 사각(死角)지대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 수감 중인 ‘지도부 공백’ 상황에서 △반도체 의존도 심화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의 거센 추격 △TV 시장에서 반(反)삼성 기업들의 약진 등 주변 여건이 녹록지 않다는 지적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해 삼성전자 영업이익의 3분의 2가량을 반도체 사업부문이 차지했다는 점을 우려했다. 업황 변화의 영향을 크게 받는 반도체 의존도가 심해진 점이 삼성의 고민을 깊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업부문이 다르면 사실상 다른 회사’라는 말까지 도는 삼성전자에서 반도체 부문 이외 직원들은 활기가 없다는 평도 곁들였다.

‘총수 부재’ 상황에서 신규 경영진이 채 자리잡기도 전에 주요 사업 환경이 급변하는 것도 부담으로 꼽혔다. 지난해 10월 반도체, 스마트폰, 가전 담당 경영진을 모두 교체한 삼성전자는 올 3월부터 신규 경영진이 ‘삼성호’의 조타석에 들어선다. 이 부회장이 발탁한 경영인만으로 구성된 첫 지도부지만 주요 사업부문 모두 격랑이 예고돼 있다는 분석이다. 우선 경기 사이클을 크게 타는 반도체 부문의 업황 악화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싼 가격을 무기로 앞세운 중국 스마트폰 기업들의 추격에 대항하는 것도 우선 과제다. 지난해 스마트폰 판매 증가세는 시장 예상보다 둔화됐지만 접을 수 있는 ‘폴더폰’ 등 위기를 돌파할 압도적인 신기술을 채용한 제품들이 올해 출시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삼성이 주도한 퀀텀닷 TV보다 OLED TV 중심으로 고가 TV시장이 재편되고 있는 점도 넘어야 할 과제라고 지적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