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1.0% 올랐다. 올해 최저임금이 작년보다 16.4% 상승하고 그 여파로 제품값 인상이 이어지면서 물가 급등이 우려됐지만 예상보다 상승률이 높지는 않았다. 다만 이는 지난해 1월 소비자물가가 높았던 데 따른 기저효과 영향으로, 소비자의 체감 물가 수준과는 동떨어진 통계적 착시라는 지적이 나온다.

'최저임금발' 생활물가 뛰는데 1%에 그친 소비자물가 상승률
1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16년 8월(0.5%) 후 17개월 만의 최저였다. 품목별로는 농·축·수산물이 0.6%, 전기·수도·가스가 1.5% 떨어져 물가 안정세를 주도했다.

김윤성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다른 요인도 있지만 농·축·수산물 물가 하락 폭이 큰 것은 기저효과 영향이 가장 크다”며 “올해는 무 배추 등 농산물 작황도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원화 강세와 최저임금 인상 영향이 1월 물가에서는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월에는 조류인플루엔자와 작황 부진 탓에 달걀(61.9%) 무(113.0%) 배추(78.8%) 당근(125.3%) 등 농·축·수산물 가격이 급등했다. 올해는 기저효과가 작용하면서 1년 전과 비교할 때 해당 제품 물가가 하락했다. 지난 1월 달걀은 31.4%, 무는 45.3%, 배추는 27.8%, 당근은 47.3% 내렸다. ‘밥상 물가’가 내리면서 소비자가 자주 구입하고 지출 비중이 큰 142개 품목을 대상으로 하는 생활물가지수는 0.9% 오르는 데 그쳤다. 2016년 8월(-0.2%) 후 17개월래 최저치다. 전기·수도·가스도 지난달 하락했다. 지난해 11월 도시가스요금이 평균 9.3% 인하된 영향이다.

반면 서비스는 1.4%, 공업제품은 1.0% 상승했다. 서비스물가는 전셋값(2.3%) 상승에 주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공업제품 물가는 휘발유(2.9%), 자동차용 액화석유가스(7.5%), 경유(3.4%) 등 석유류 가격 상승의 영향이 컸다.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은 1.1%로 1999년 12월(0.5%) 후 가장 낮았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