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인도에 3년간 10억달러(약 1조700억원) 이상을 투자한다. ‘제2의 중국’으로 불리는 인도 시장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전략이다.

구영기 현대차 인도법인장은 지난 30일 인도 이코노믹타임스와 한 인터뷰에서 “신차 및 차세대 동력계 개발과 건물 신축 등에 10억달러 이상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2020년까지 9종의 신차를 출시한다. 2종은 새롭게 출시되는 차량이고, 1종은 전기자동차다. 4종은 완전변경 모델, 2종은 부분변경 모델이다. 전기차는 내년 시장에 나온다. 현대차가 인도에 내놓는 첫 전기차다. 구 법인장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코나EV(전기차) 혹은 세단 아이오닉EV 중 하나를 내놓겠다”고 말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시장 선호 조사를 바탕으로 출시 차량을 확정할 것”이라며 “처음에는 반조립 상태로 수입한 뒤 인도에서 조립해 판매하고, 추후 인도에서 전면 생산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가 내놓은 현지 전략 모델 중 최초의 밀리언셀러(100만 대 이상 판매)로 기록된 소형차 상트로를 부활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상트로는 현대차가 인도에 진출하면서 출시한 차다. 1998년부터 2014년까지 17년간 인도에서만 132만 대 이상 팔렸다. 인도에서 ‘국민차’로 불릴 정도였다. 구 법인장은 “올 하반기 코드명 AH2 차량을 출시할 예정”이라며 “이 차가 상트로라는 이름으로 나올지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인도 자동차시장은 매년 10% 이상 성장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두 배 넘게 커졌다. 지난해 인도에서는 401만 대의 신차가 판매됐다. 시장 규모 기준으로 독일을 제치고 4위로 올라섰다. 시장조사 전문회사인 IHS마킷은 인도 자동차시장은 매년 10% 가까이 커질 것이고, 2020년이면 세계 3위 시장인 일본을 추월할 것으로 내다봤다.

도병욱/박종관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