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이 인공지능(AI) 서비스 경쟁을 본격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분야는 이용자가 메신저로 말하면 AI가 알아듣고 거래를 처리해주는 온라인·모바일 금융 플랫폼과, AI가 시장상황에 맞게 투자 조언을 해주거나 직간접적으로 자산을 관리해주는 로보어드바이저다.

국민은행과 KEB하나은행은 각각 딥러닝(로봇이 스스로 심층학습) 기반 AI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케이봇 쌤(KBotSAM)’과 메신저 대화형 금융거래 플랫폼 ‘하이(HAI) 뱅킹’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29일 밝혔다.

국민은행의 케이봇 쌤은 경제 상황과 고객 성향, 투자 규모 등을 스스로 분석하고 학습한 뒤 맞춤형 투자 전략을 제시해준다. 시장 상황을 모니터링해 자산 포트폴리오 재구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고객에게 기대수익과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알려준다. 신한·우리·KEB하나 등 주요 시중은행과 증권사 등이 잇따라 로보어드바이저를 도입한 데 이어 최대 은행인 국민은행까지 가세하면서 경쟁은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국민은행은 전국 영업점에서 서비스를 시작해 다음달 모바일 서비스도 할 예정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다른 은행과 달리 KB자산운용의 자체 개발 AI 알고리즘을 사용한다”며 “지난해 11월 금융당국 테스트에서도 적합 판정을 받는 등 충분히 검증됐다”고 설명했다.

KEB하나은행은 AI 챗봇을 활용한 하이뱅킹을 하나멤버스 앱(응용프로그램)을 통해 선보였다. 하나멤버스 메신저인 ‘하나톡’에서 하이뱅킹을 친구로 추가한 뒤 자주 쓰는 이체계좌 등을 사전에 등록하면 간단한 대화로 자금이체·조회 등을 할 수 있고 환율 조회, 지방세 납부도 가능하다. 정해진 명령어만 알아듣는 기존 ‘텍스트 뱅킹’과 달리 이용자가 자유롭게 말하면 AI가 알아듣고 되물어본 뒤 명령을 수행한다. 앞서 국민은행이 ‘리브 톡톡’을 통해 이 같은 서비스를 도입했고, 우리은행도 ‘위비톡’에 이 기능을 추가했다. 금융계 관계자는 “일부 은행은 음성 대화로 금융거래할 수 있는 기능을 개발하는 등 대화형 뱅킹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