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덕 한국주택가구협동조합 이사장이 부설 운영하고 있는 한국가구시험연구원에서 시험 설비와 장비를 보여주고 있다. 조아란 기자
이기덕 한국주택가구협동조합 이사장이 부설 운영하고 있는 한국가구시험연구원에서 시험 설비와 장비를 보여주고 있다. 조아란 기자
한국주택가구협동조합이 붙박이 가구업계의 표준을 제시하는 역할로 주목받고 있다. 1993년 정부로부터 제1호 단체표준 품질인증단체로 지정된 뒤 단체표준을 위한 시험, 인증기관으로 발 빠르게 성장했다.

이기덕 한국주택가구협동조합 이사장은 29일 “가구 관련 인증을 부여하기 위해 국내에서 시험 설비가 가장 많은 부설 연구원도 운영하고 있다”며 “작년 하반기에 조합 사무실과 연구원을 이전하면서 부피가 큰 가구를 검사하는 데 적합한 대형 설비를 추가로 들여놓는 등 연구원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합이 주도하는 단체표준 인증

 이기덕 한국주택가구협동조합 이사장 "국내 최대 시험설비로 붙박이 가구 단체표준 인증"
한국주택가구협동조합은 붙박이 가구를 제조하는 124개사가 모여 1983년 설립했다. 주로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건설회사 등에 싱크대, 신발장, 화장대 등 고정식 가구를 기업 간 거래(B2B)로 납품하는 업체들이다.

이 이사장은 부설 운영하고 있는 한국가구시험연구원을 조합의 자랑거리로 꼽았다. 조합이 단체표준을 제정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제품을 시험하고 인증하는 역할까지 하기 위해 2000년 문을 열었다. 서울 가산동 조합 사무실 옆에 2083㎡(약 630평) 규모로 꾸며진 이 공간에는 가구 한 품목을 시험하는 데 필요한 시험 설비와 장비가 국내 최대 규모로 갖춰져 있다. 포름알데히드와 유기화학물질(VOC) 등 유해물질 방출량을 검사할 수 있는 장비부터 최대로 견딜 수 있는 하중을 검사하는 장비까지 다양하다.

조합 회원사는 연구원을 통해 저렴한 가격으로 신속하게 인증받을 수 있다. 섬유, 바이오제품 인증기관이기도 한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 등과 달리 가구 한 품목만 취급하기 때문에 인증이 신속하게 처리된다.

회원사엔 30% 할인혜택이 있어 공공기관을 통해 인증받는 것보다 가격도 싸다. 이 이사장은 “연구원에만 우리 조합에서 18년간 약 36억원을 누적 투자했다”고 설명했다.

조합은 2002년부터 싱크대 공동브랜드인 ‘IBIS’도 운영하고 있다. 회원사인 꿈그린, 넥시스 등 10개 업체가 공동으로 만드는 제품으로, LH SH공사 경기도시공사 등 공공기관이 주 납품처다. 이 이사장은 “연간 1조원 정도인 주방가구 시장에서 IBIS 브랜드가 올리는 매출이 연 1000억원”이라며 “10% 정도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입찰 시 단체표준 받게 해야”

전방산업인 공공분양주택 시장에서 공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등 회원사의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보이는 한 해지만 이 이사장은 선결과제가 있다고 했다. 국가계약법 시행령 개정이다.

그는 “2016년 10월 단체표준과 한국산업표준(KS)이 통합되면서 주택가구 분야에서는 단체표준만 남고 KS가 폐지됐는데 제한경쟁입찰 요건에서는 ‘단체표준이 KS를 대체한다’는 문구가 들어가지 않았다”며 이를 넣어 줄 것을 요청했다.

조아란 기자 ar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