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랄인증 받은 한국식 라면으로 신세계푸드와 함께 동남아 공략"
“제대로 된 할랄인증을 받은 한국식 라면을 만들어 동남아시아 한류 소비자를 잡겠습니다.”

말레이시아 2위 라면회사 마미더블데커의 뷔통 팡 최고전략책임자(CSO·사진)는 지난 26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류 영향으로 한국 라면 등 한식에 대한 관심이 커졌지만 할랄인증 문제 때문에 먹지 못하는 소비자가 많다”며 이같이 말했다.

마미는 말레이시아이슬람개발부(JAKIM)의 할랄인증을 받은 한국식 라면을 만들기 위해 지난해 11월 신세계푸드와 손잡고 합작법인 ‘신세계마미’를 세웠다. 오는 4월 첫 생산을 앞두고 신세계푸드의 연구시설 등을 둘러보기 위해 현지 언론 7곳과 한국을 찾았다.

그는 “한국 라면은 현지 라면에 비해 가격이 최대 일곱 배 비싸지만 젊은 층을 중심으로 소비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말레이시아는 3000만 명 인구 중 60%가 무슬림이고, 인구 2억 명의 인도네시아도 상당수가 무슬림이라 할랄인증이 필수적”이라며 “지금은 KMF(한국이슬람교중앙회) 인증 제품밖에 없어 시장이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JAKIM 인증, 인도네시아 울라마협회(MUI) 인증, 싱가포르 이슬람 종교위원회(MUIS) 인증 등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할랄인증과 달리 KMF 인증은 소비자 신뢰가 낮기 때문이라는 게 팡 CSO의 설명이다.

할랄라면은 할랄방식으로 인증받은 식재료를 쓰고, 공정을 거치는 게 핵심이다. 예를 들어 돼지고기를 만진 사람이 식재료를 만져서는 안 되고, 피가 남아 있는 고기가 섞여서도 안 된다. 시설 역시 높은 수준의 청결 검사를 통과해야만 인증을 받을 수 있다.

팡 CSO는 한국 라면의 매력으로 ‘탄성이 있고 쫄깃한 면발과 동남아에는 없는 특유의 매운 맛’을 꼽았다. 그는 “조만간 출시할 라면은 신세계푸드가 할랄인증 액상소스를 개발해 분말수프를 쓰는 기존 라면에 비해 풍미가 좋다”며 “할랄생산 인프라를 갖추고 있고 동남아 시장에 대한 이해가 높은 마미와 신세계푸드의 한식 제조 노하우가 만나 동남아 할랄시장에서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세계마미는 한국식 할랄라면을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 전역에 수출할 계획이다. 그는 “마미는 이미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미얀마 등 공장에서 생산한 주요 식품을 100여 개국에 수출하고 있다”며 “향후 할랄인증을 받은 한식 스타일의 양념과 소스를 만들고 장기적으로는 외식 베이커리 신선식품 등으로도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했다. 글로벌 할랄식품 시장 규모는 2021년 2조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