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 두 번째)이 26일 신문방송편집인협회 주최로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논설위원·경제부장과의 토론회에서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신경훈 기자 kshin@hankyung.com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 두 번째)이 26일 신문방송편집인협회 주최로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논설위원·경제부장과의 토론회에서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신경훈 기자 kshin@hankyung.com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근 부동산시장 불안,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파장, 해운업 구조조정 방안 등 논란이 이는 여러 현안에 대해 구체적인 의견을 밝혔다. 26일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주최로 열린 논설위원·경제부장 토론회에서다.

김 부총리는 과로 때문에 전날 밤 병원에 입원했다가 이날 오전 퇴원한 뒤 곧바로 행사에 참석했다. 몸에 탈이 나 전날 문재인 대통령 주재 ‘청년 일자리 점검회의’에도 참석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저임금 속도 신축적으로 판단”

김 부총리는 최저임금 인상 속도와 관련해 “신축적으로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소신을 밝혔다. 그는 “내년 최저임금은 올해 최저임금위원회에서 결정할 사안이지만 특정 연도를 타깃으로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정부는 문재인 대통령 공약에 따라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시간당 1만원으로 올리자는 목표를 제시해 놓고 있다. 목표를 맞추려면 올해 16.4% 올린 데 이어 내년에도 15% 이상 인상이 불가피하다.

최저임금 인상분 절반 이상을 정부가 보전하는 일자리안정자금을 내년에도 지원할지에 대해선 “상반기 고용 상황, 일자리안정자금 집행 상황 등을 봐서 결정할 것”이라며 “지원하더라도 정부 예산 직접 지원보다는 근로장려세제(EITC) 등 다른 간접 지원과 연계해 연착륙시키는 방안을 강구 중”이라고 덧붙였다.

◆“규제혁신 걸림돌은 기득권 반발”

규제혁신과 관련해 김 부총리는 “가장 큰 문제는 기득권 반발”이라며 “특히 진입장벽을 허무는 과제의 100%는 기득권 반발 때문에 안 된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이 문제는 공개적인 논의 과정을 거쳐 풀어갔으면 한다”며 차량공유 서비스인 우버를 예로 들었다. 우버는 기존 택시업계가 반대해 사실상 한국에선 서비스를 접었지만, 그 과정에서 가장 큰 이해당사자인 국민은 빠졌다는 것이다. 따라서 기득권 문제는 국민까지 참여하는 공개적인 장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규제개혁을 추진하면 잠재적 피해자가 나오기 마련인데, 잠재적 피해자에 대한 합리적 보상 문제도 같이 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부총리는 혁신성장과 관련, “최근 대기업 현장 두 곳을 방문해 ‘대기업도 혁신성장의 큰 축’이라는 점을 강조했다”며 “기업 방문 후 문 대통령께도 기업인을 자주 만나 기를 살려줘야 한다고 말씀드렸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의 기업관에 대해선 “굉장히 열린 마음을 갖고 계신다. 절대 기업 친화적이 아니라고 말할 수 없다”고 평했다.

◆“경제 기조적 회복세 유효”

작년 4분기 성장률이 -0.2%로 나온 것에는 “솔직히 마이너스까지는 예상하지 못했다”며 “10월 초 장기 추석연휴를 앞두고 3분기 말 기업들의 수출 밀어내기 영향이 가장 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기는 기조적 회복세를 아직 타고 있다고 판단된다”고 했다. 김 부총리는 다만 “4분기 마이너스 성장이 올해 성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그 점이 좀 아쉽다”며 “하지만 내수가 개선되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라고 언급했다.

성동조선 등 중견 조선사 구조조정과 관련, “재무적 관점에서 실사가 마무리 단계이고 늦어도 2월 초나 설 전에 컨설팅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결과에 따라 관계부처 간 조율을 거쳐서 할 일이 있으면 분명히 하겠다”고 말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