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도시민 1인당 쌀 소비량이 31년 만에 처음으로 늘었다. 도시락, 컵밥 등 간편식이 인기를 끈 덕분이다.

통계청이 25일 발표한 ‘2017 양곡 소비량 조사 결과’를 보면 작년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은 61.8㎏으로 전년 대비 0.1㎏(0.2%) 감소했다.

1인당 쌀 소비량은 1984년(130.1㎏)을 기점으로 2016년까지 매년 1~4㎏ 감소했으나 작년엔 소폭 감소에 그친 것이다. 반면 비농가(도시민) 1인당 쌀 소비량은 59.8㎏으로 2016년보다 0.2㎏ 증가했다. 비농가의 쌀 소비량이 전년 대비 증가한 것은 1986년 이후 31년 만이다.

도시락 등 쌀 관련 가공식품 수요가 크게 늘어난 영향이 컸다. 지난해 제조업 부문 쌀 소비량은 70만7703t으로 전년 대비 7.4% 증가했다. 이 중 도시락·식사용 조리식품은 쌀 소비가 1만4094t(14.1%) 늘어 증가폭이 가장 컸다. 편의점에서 삼각김밥, 도시락, 즉석밥 등 간편·가공식 판매가 1인 가구 증가와 ‘혼밥족’ 유행으로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가공식품을 중심으로 쌀 수요가 회복 조짐을 보이면서 쌀값도 오름세를 보일지 관심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기준 산지 쌀값은 한 가마니(80㎏)에 15만6124원으로 전년 동기(12만8800원) 대비 21.2% 상승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