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채굴, D램 수요엔 영향 미미"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가 메모리반도체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어떤 가상화폐를 채굴하느냐에 따라 필요한 메모리반도체 수요는 다르다. 대표적인 차이가 이더리움과 비트코인이다. 이더리움은 그래픽카드(GPU)를 통해 화폐를 채굴한다. GPU 가격이 급등하자 비벡 아리아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 애널리스트는 “이더리움이 GPU 가격 급등의 원인”이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GPU는 복잡한 그래픽 연산을 위한 개인용 컴퓨터(PC)의 주요 부품이다. 그만큼 많은 메모리반도체가 필요하다.

이더리움과 같은 가상화폐의 메모리 수요는 전체 PC 그래픽 메모리의 10% 정도를 차지한다. 김석 SK하이닉스 D램마케팅담당(상무)은 “이더리움 같은 채굴 방식에는 수 기가바이트(GB)의 그래픽 DDR5가 사용된다”며 “GPU 업체들은 추가로 20~30% 정도의 DDR5 메모리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가상화폐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비트코인 등은 주문형 반도체(ASIC)를 이용해 채굴한다. 비트코인 채굴기 한 대에는 100~200개의 ASIC가 탑재된다. ASIC를 이용한 채굴 방식에는 수백 메가바이트(MB)의 DDR3 같은 제품이 사용된다. 이더리움과 비교해 많은 용량의 메모리가 필요하지 않다. 김 상무는 “ASIC를 이용하는 것이 가상화폐 채굴 방식의 주류이기 때문에 전체 메모리 수요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설명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