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가 미국 진출 아이템으로 정한 ‘그로서란트’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각광받고 있는 새로운 유형의 매장이다.

2007년 첫 그로서란트 매장을 낸 이탈리아의 ‘이탈리(Eataly)’는 이탈리아 미국 등에 39곳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유기농, 프리미엄 신선식품과 가공식품을 판매하는 매대 중간중간에 해산물 전문점, 피자집 등 10~20곳의 다양한 레스토랑을 배치했다. 상품 판매보다 레스토랑 매출이 더 많은 게 특징이다.

아마존이 작년 인수한 슈퍼마켓 홀푸드도 매장 내 그로서란트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 미국 필라델피아 홀푸드 매장은 인테리어를 전통시장 느낌이 나도록 특화해 설계하고 매장 안에 지역 유명 레스토랑을 입점시켰다. 대형 슈퍼마켓 체인 웨그먼스 또한 그로서란트 매장을 확장 중이다.

시장조사 업체인 NPD그룹은 그로서란트가 미국 내에서 2016년 기준 24억 명의 방문객을 신규로 창출했고 100억달러의 매출을 거뒀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국내에선 신세계 이 외에 롯데마트가 가장 적극적이다. 작년 4월 문을 연 양평점에 시험적으로 매장을 낸 뒤 서초점과 대구 칠성점 등 새 점포에 어김없이 그로서란트 매장을 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성비(가격 대비 품질)가 중요한 외식 트렌드가 되고 있는 만큼 그로서란트 시장의 성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좋은 재료를 값싸게 먹고 싶은 소비자들의 욕구와 매출 성장 한계에 부딪힌 유통업체들의 이해관계가 딱 들어맞은 게 그로서란트인 것이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