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 추덕영 기자 choo@hankyung.com
일러스트= 추덕영 기자 choo@hankyung.com
미국 의회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법적·사회적 영향을 고려해 이민법 개정을 논의하고 있기는 하지만 절대적으로 중요한 사실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이민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미국 경제를 성장시키는 데 필수 요소라는 점이다.

양당 의원들과 정책 결정자들, 그리고 가족들 모두 경제가 더 빠르게 성장하기 원한다. 경제 성장은 국가 우선 과제에 자금을 대고, 생활 수준을 높이기 위해 더 많은 자원을 생산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촉발한 ‘대침체(Great Recession)’가 끝난 후 경제 성장은 좌절감을 줄 정도로 느려졌다. 인플레이션을 제외하면 평균 2.2%에 그친다. 이는 1960년부터 2000년 사이 평균 3.6%에서 하락한 것이다.

공화당은 새로운 감세 조치가 더 빠른 경제 성장을 이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경기부양책은 적어도 일시적으로 성장을 가속화할 수 있지만, 대개 재정적자를 늘림으로써 성장을 촉진하게 된다. 정책 결정자들의 관심은 ‘국가 부채를 더 늘리지 않고 빠른 성장을 달성할 수는 없을까’에 있다. 그렇게 하기 위한 가장 믿을 만한 방법은 이민을 늘리는 것이다.

장기적인 경제 성장은 두 가지 원천에서 나온다. 생산성 향상과 인구 증가다. 생산성 향상은 동일한 수의 근로자가 더 많은 상품과 서비스를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생산성 향상은 더 나은 교육(직원들에게 더 나은 기술 제공)과 기술 개발(직원들에게 더 정교한 도구 제공)을 통해 이뤄진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 회복 기간 동안 생산성 증가율은 매우 낮았다. 1960년부터 2000년 사이 연평균 2.1%보다 낮은 1.1%에 그쳤다.

생산성이 저절로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갈지 우리는 예측할 수 없다. 의회가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교육이나 기본 연구에 더 많이 투자하기로 결정할 수도 있지만 이런 투자가 경제를 더 생산적으로 바꾸는 데는 몇 년이 걸린다. 이런 투자가 별로 가치가 없다는 뜻은 아니지만 결과는 매우 불확실하다.

인구 증가는 경제 성장을 촉진한다. 인구가 많을수록 더 많은 근로자가 물건을 생산하고 더 많은 소비자가 물건을 사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그렇듯이 미국인은 아이를 적게 낳고 있다. 미국의 생산가능인구는 지난 10년 동안 정체돼 왔다.

공공정책을 사용해 출산율을 높이는 것은 쉽지 않다. 의회는 가정에서 더 많은 아이를 갖도록 세액 공제와 무상 보육 등 경제적 인센티브를 제공하려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둘 다 비용이 많이 들고, 인구 증가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오는 데 수년이 걸릴 것이다. 생산가능인구를 증가시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이민을 통해서다.

역사적으로 이민은 미국의 경제 성장을 촉진해왔다. 만약 미국이 개방성과 기회를 계속 추구한다면 이는 지속될 수 있다. 일부 이민 반대론자는 이민자가 일자리를 얻기 위해 미국인과 경쟁할 것을 우려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제학 연구 결과는 이민이 전반적으로 더 빠른 경제 성장과 더 높은 1인당 생활 수준으로 이어졌다는 것을 보여준다.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고숙련 근로자와 농업을 지원하는 저숙련 근로자를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근로자를 유치하기 위한 국가 간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은 수십 년 동안 이 경쟁에서 압승을 거뒀다. 인도에서 이민 온 필자의 부모님과 필리핀에서 이민 온 아내가 그 예다. 그들은 학업을 마치기 위해 왔다. 그러나 미국의 환영하는 문화와 밝은 취업 전망 때문에 미국에 머물렀다. 만약 미국으로 이민 오는 것과 다른 나라로 이민을 가는 것 중 선택하라고 한다면 대다수 이민자는 미국을 택할 것이다.

미국으로의 이민자 유입은 2차 세계대전 이후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적다. 만일 의회와 정부가 연간 100만 명의 합법 이민을 촉진하고 우리 경제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근로자를 우대하도록 정책을 조정할 수 있다면, 경제성장률은 가장 보수적인 가정 아래, 그에 상응하는 재정적자 없이 연간 최고 0.5%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미니애폴리스 연방은행은 추산한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회복과 20세기 후반간의 성장률 격차의 거의 절반을 해소할 것이다. 그리고 이민자나 그들 아이 중 일부가 차세대 스티브 잡스나 일론 머스크가 된다면 우리는 생산성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이민은 미국을 위해 마련된 ‘공짜 점심’이나 다름없다. 우리의 환영하는 문화는 대부분 국가들이 갖고 싶어 하는 ‘불공정한 경쟁우위’를 제공한다. 그 이점을 이용해 이민 경쟁에서 이기고 성장을 가속화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은 미친 짓이다.

원제=Immigration Is Practically a Free Lunch for America

정리=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

닐 카시카리 < 미니애폴리스 연방은행 총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