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수출입은행장 "성동조선 구조조정, 국민 납득할 수준으로"
은성수 수출입은행장(사진)은 국민이 납득할 만한 수준에서 성동조선해양의 구조조정 방안을 수립하겠다고 24일 밝혔다.

은 행장은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성동조선 구조조정은 재무적 측면과 산업적 측면을 함께 고려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추가 자금 투입이 필요하다면 국민이 납득할 정도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채권단이 국민의 재산을 임의로 어떻게 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수은은 성동조선의 주채권은행 자격으로 구조조정을 주도하고 있다. 성동조선에 대한 산업경쟁력 측면의 외부 컨설팅은 이달 초부터 진행 중이다. 다음달 산업경쟁력 컨설팅 결과가 나오면 기존 재무적 측면에서의 회계법인 실사 결과와 함께 살펴 청산 또는 존속 방향을 정한다는 게 정부의 방침이다. 은 행장은 “조선업 구조조정에 따른 국민의 경제적 충격을 최소화할 것”이라며 “시황이 회복될 때까지 조선소가 규모의 최적화와 전략선종 경쟁력을 보존할 수 있게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중소 조선사인 대선조선의 매각도 이른 시일 내 다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수은은 지난해 10월 대선조선 매각을 추진했으나 유찰됐다. 은 행장은 “가격을 깎더라도 매각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언제든지 기회가 되면 시장에 매각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기업대출 등에 여신 총 48조원을 공급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지난해(51조4000억원)보다 6.6% 감소하는 수준이다. 은 행장은 “양적 확대보다는 지원 효과성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할 생각”이라며 “대신 건설·플랜트, 선박 등의 해외 수주가 회복세인 점을 감안해 보증지원은 지난해(9조4000억원)보다 27.7% 증가한 12조원을 집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올해 여신의 43%를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에 지원하기로 했다. 여신 공급을 대기업 위주에서 중소·중견기업 위주로 전환하는 것이다. 또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한 취지에서 신성장산업에 9조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에너지신산업, 정보통신기술(ICT)융합, 미래운송기기 등을 수출형 신성장산업으로 지정하고 금융지원을 강화한다. 이 밖에 남북협력기금 운용에도 공들이겠다고 덧붙였다.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하는 북한 예술단과 공연단 경비가 남북협력기금에서 지원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은 행장은 수은을 공공기관으로 지정하려는 기획재정부의 움직임에 대해 “국민과 기업을 신속하게 지원하려면 지금 형태로 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합리적인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