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설 선물세트 키워드 '2030세대'…과일세트 줄고 원두커피 늘고
올해 유통업계는 설 명절을 맞아 2030세대의 소비 패턴에 집중, 이색 선물세트를 내놓고 있다. 이들 세대가 명절 선물세트의 주요 고객층은 아니지만, 빠르게 바뀌는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해 미래 고객층을 넓히겠다는 게 유통업계의 설명이다.

24일 이마트는 명절 대표 선물세트로 꼽히는 과일세트의 중량을 줄이고 개점 이래 처음으로 1만원대 상품을 매대에 올렸다.

이마트는 "젊은 고객층이 선호하는 아보카도와 망고 등 이색 과일로 과일세트의 체질 개선을 시도했다"고 강조했다.

이마트는 또 2030세대의 지지로 주류 매출 1위를 차지한 수입맥주와 스틱 원두커피를 주인공으로 한 명절 선물세트를 내놨다. 올해는 기존의 유명 수입맥주 외에도 지난해 국내 수입맥주 인기를 견인한 크래프트 맥주 기획에 공을 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공세트 중 저렴한 가격대로 실용성이 좋아 인기를 끌었던 인스턴트 커피 세트는 믹스 커피 대신 스틱 원두커피의 비중을 대폭 늘렸다.

일상용품 중에선 LED 마스크 등 가정용 피부관리기기까지 명절 선물세트로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치약과 비누, 샴푸 린스 일색이던 일상생활용품 선물세트도 트렌드를 입고 뷰티 디바이스(장비)로 분류되고 있는 것이다.

유통업계의 이 같은 변화는 2030세대의 소비코드가 눈에 띄게 바뀌고 있어서다.

모바일커머스 기업인 티몬은 "최근 2개월 매출을 분석해 본 결과, 2030세대의 소비코드는 '자기계발'에서 '자기만족'으로 바뀌고 있다"며 "'생활 필수품'이 아니라 소통과 공감 그리고 유대감을 느낄 수 있는 이른바 '감정 필수품'에 관대해진 경향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젊은 고객들을 겨냥한 모바일 명절 기프트카드 역시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쿠팡은 1만원부터 최대 30만원까지 다양한 금액대(총 6종)의 기프트 카드를 구성, 감각적인 디자인과 함께 직접 작성한 메시지를 담아 지인들에게 명절을 맞아 감사의 마음을 전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최훈학 이마트 마케팅 담당은 "명절은 유통업계에서 꼽는 대목 중 하나로 다양한 소비가 동시에 일어나는 시점"이라면서 "폭 넓은 연령층을 포용할 수 있도록 트렌드에 부합하는 새로운 상품을 제안해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했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