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 조치로 타 분야 피해입을 것"

공화당을 비롯한 미 의회 내 보수계 의원들이 국내 산업 보호를 이유로 일부 수입제품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조치에 우려를 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수입 태양광 패널과 세탁기에 대해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는 취임 후 첫 번째 보호무역 성격의 강경 조치를 취했다.

이에 대해 여당인 공화당 소속 상원 의원들은 23일 오찬 회동에서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의회전문 사이트 '더힐'이 전했다.

린지 그레이엄 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은 이번 조치가 자신의 지역구인 사우스캐롤라이나 뉴베리에 건설 중인 삼성그룹의 세탁기 공장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우려를 나타내면서 삼성 측이 트럼프 행정부 세이프가드에 대한 보복으로 현지 투자를 줄이거나 고용을 늦출 가능성을 경계했다.

그레이엄 의원은 "이는 룰을 지키는 것과 우리 자신 경제를 해치지 않는 것 사이의 미묘한 균형에 관한 것"이라면서 "일단 관세를 시작하면 상대방도 마찬가지로 나설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 공화 의원들, 세이프가드에 우려 표명
그는 "사람들이 우려하고 있으나 통일된 입장은 없다"면서 자신은 이날 오찬 모임에서 우려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번복하기 위한 입법조치 가능성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상원 농업위원회 위원장인 팻 로버츠 의원(캔자스)은 태양광 패널과 세탁기에 대한 관세 부과는 '좋지 않은(bad) 생각'이라면서 "일단 한 가지에 관세를 부과하면 보복 조치를 유발해 결국은 농업이 피해를 보게 된다"고 경계했다.

로버츠 의원은 그동안 트럼프 행정부에 대해 무역협정을 협상할 때 농민들의 입장을 우선 염두에 둘 것을 압박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세이프가드에 서명하면서 이 조치가 소비자에 혜택이 돌아가고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세이프가드 결정에 대해 미 국내 전문가들은 비판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보수계 싱크탱크 헤리티지 재단은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이 해당 제품의 소비자 가격을 올릴 뿐 아니라 경제 다른 분야에도 피해를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조치의 주요 수혜자 가운데 하나인 월풀의 경우 전문가들은 월풀이 기술 혁신으로 경쟁력을 향상하는 대신 정부의 낡은 보호주의에 기대고 있다면서 정부로부터 도움을 받을 자격이 있는지 의문을 나타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