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2일 신년회에서 올해를 ‘뉴 SK의 원년’으로 선포했다.  SK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2일 신년회에서 올해를 ‘뉴 SK의 원년’으로 선포했다. SK 제공
SK그룹은 올해도 ‘새로운 가치 실현을 통한 뉴 SK로의 도약’을 꿈꾸며 변혁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비롯한 최고경영자(CEO)들은 “껍질을 깨는 방식으로 종전 비즈니스 모델을 근본적으로 혁신하고, 경제적·사회적 가치를 함께 추구하는 새로운 SK의 원년이 되자”고 다짐했다. 종전 비즈니스에 안주하지 않고, 경제적·사회적 가치가 함께 창출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내는 출발점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최 회장은 지난 2일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2018년 그룹 신년회에서 “미래 생존이 불확실한 ‘서든 데스(Sudden Death)’ 시대에서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딥 체인지(deep change·근본적 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껍질을 깨는 파격적 수준의 비즈니스 모델 혁신이 딥 체인지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딥 체인지를 통한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위한 구체적인 세 가지 방법론을 직접 제시했다.

그는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함께 추구하는 ‘더블 바텀 라인(Double Bottom Line)’을 첫 번째 과제로 꼽았다. 앞으로는 사회적 가치가 상품 가치를 좌우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는 예측 아래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 자산을 공유하거나 변화를 주는 ‘공유 인프라’ 도입을 강조했다. 회사의 유무형 자산인 인프라를 외부에 공유함으로써 그룹 내부에서 창출할 수 없었던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생겨난다는 것이다. 공유 인프라를 통해 고용과 투자를 확대하는 사회적 가치도 창출할 수 있다고 강조해 왔다. 이를 위해 SK이노베이션은 전국 주유소 3600여개를 공유 인프라로 제공하기로 하고, 사업 모델 아이디어 공모전을 하고 있다.

최 회장은 최근 신입사원들과의 대화에서 “대기업도 힘들고 망할 수 있다. 기업 안정과 성장을 위해서는 생명력을 가져야 하는데 공유 인프라와 같은 새로운 모델을 만드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끝으로 해외라는 기존과 다른 시장을 공략하는 ‘글로벌 경영’을 선포했다. SK가 익숙하지 않은 시장을 타깃으로 현지 사정에 맞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내겠다는 전략이다. 그는 ‘일하는 방식의 혁신’도 강조했다. 같은 조직과 공간에서 일하는 기존의 업무 방식을 탈피해서 정해지지 않은 사무공간에서 협업과 공유 문화를 확산시킴으로써 일하는 방식 자체를 혁신해야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 발굴이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SK그룹은 2018년을 뉴 SK의 원년으로 삼아 에너지·화학, 통신·반도체 중심의 주력 사업에 있어 업의 근본적 혁신을 가속화하는 한편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통해 미래 성장 포트폴리오로의 전환에도 힘쓸 예정이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