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훈 이테크 대표가 앱(응용프로그램) 화면을 따라 게임하듯 양치할 수 있는 칫솔홀더 제품 ‘우리아이 수호천사’의 사용법을 설명하고 있다.  조아란 기자
이창훈 이테크 대표가 앱(응용프로그램) 화면을 따라 게임하듯 양치할 수 있는 칫솔홀더 제품 ‘우리아이 수호천사’의 사용법을 설명하고 있다. 조아란 기자
“게임하듯 양치할 수 있게 해주는 제품이 있으면 아이들이 좋아하지 않을까.”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회사에 다니던 이창훈 이테크 대표는 어린 조카가 양치를 하기 싫어 도망 다니는 모습을 보며 이런 생각을 했다. 친구 집이든, 친척 집이든 어디를 가나 양치를 시키려는 부모와 하기 싫어하는 아이가 실랑이를 벌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 대표는 2016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동료 4명과 창업해 지난해 8월 제품을 내놨다. 그는 “작년 12월까지 4개월 만에 매출 1억원을 올렸을 만큼 초기 반응은 좋다”며 “‘아이들이 양치 시간만 기다린다’는 후기도 인터넷에 많이 올라온다”고 말했다.

◆칫솔 그래픽 따라하면 ‘양치 끝’

이테크의 ‘우리아이 수호천사’는 칫솔홀더 ‘올리’와 휴대폰 앱(응용프로그램)이 세트로 작동하는 제품이다. 칫솔을 칫솔홀더에 꽂고 휴대폰 앱을 열어 블루투스와 연결하면 된다. 앱을 열고 ‘양치 시작’ 버튼을 누르면 입속을 보여주는 화면이 나오고 칫솔 그래픽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이때 실제 칫솔을 똑같이 움직이면 화면 속의 세균 아이콘이 떨어진다. 칫솔꽂이에는 모션 인식 기능이 들어 있다.

이 대표는 “대한치과의사협회 등에 올바른 양치 방법에 대해 자문한 뒤 제품을 설계했다”고 소개했다. 화면을 따라가면 바깥쪽 윗니 아랫니, 안쪽 윗니 아랫니, 어금니와 혓바닥 등 9개 부분을 적정한 시간을 들여 닦게 된다. 이 대표는 “어금니를 닦을 땐 칫솔 방향이 조금이라도 틀리거나 속도가 맞지 않으면 세균 아이콘이 떨어지지 않는다”며 “특히 꼼꼼하게 닦게 된다”고 설명했다. 적정 연령대는 2세부터 8세다. 설정한 나이에 따라 칫솔질 시간 등이 조금씩 다르다.

◆제품 재미있게 만드는 데 역점

이 대표는 게임 요소를 집어넣고 어린이가 좋아하는 캐릭터를 직접 개발하면서 제품을 재미있게 만드는 데 신경을 썼다. 양치가 끝나면 노래방 기계에서 점수가 나오는 것처럼 ‘양치 점수’가 나온다. 한 부분을 잘 닦을 때마다 별점이 쌓이는데, 점수에는 이 별점이 반영된다. 칫솔홀더와 앱 화면에 사용된 캐릭터 올리도 이 대표가 직접 제작했다. 화면 배경과 배경 음악 등도 바꿀 수 있게 했다. 이 대표는 “정가가 4만원대로 비싸다고 생각하는 부모들도 있지만 한 개를 사가면 다른 형제자매가 싸우는 일이 생겨 하나를 더 사갈 만큼 인기가 좋다”며 “아이가 커서 제품이 필요없게 돼도 양치 자체가 즐거운 기억으로 남기 때문에 습관을 들이는 데 좋다”고 말했다. 시중에서 파는 칫솔이면 모두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교체도 간편하다.

◆“아동 브랜드로 키우는 게 목표”

이 대표는 회사의 어린이 브랜드 ‘키즈아이’를 ‘핑크퐁’, ‘뽀로로’ 같은 유명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양치 제품인 우리아이 수호천사가 첫 번째 제품이고 두 번째 제품인 일반 책을 전자책처럼 읽어주는 기기는 이르면 오는 8월 출시한다.

그는 “어린이 숫자는 줄어들고 있지만 자녀 한 명에게 쓰는 돈은 늘어나고 있다”며 어린이 시장의 성장성을 자신했다.

해외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대표는 “해외 박람회에서 반응이 좋았고 특히 홍콩 메가쇼에서 인기가 많았다”며 “오는 2~3월에 독일, 미국, 중남미 등지에 수출하기로 계약했다”고 했다. 중국 소프트웨어 1위 업체인 뉴소프트(neusoft)와도 계약을 맺었다. 뉴소프트가 책 읽어주는 기기 사업을 중국에서 함께하는 조건으로 현지에서 우리아이 수호천사를 홍보해주고 있다.

◆‘이달의 으뜸중기 제품’은 이메일(jkim@hankyung.com)로 신청받습니다. 한국경제신문 홈페이지(event.hankyung.com)를 참조하세요.

◆1월 으뜸중기 제품 △휴먼라인-마음을 맡기는 멘탈닥터 △아프로윈-웨어러블 블루투스 스피커 △스마트사운드-임신부 필수품 스키퍼 △이테크-우리아이 수호천사


조아란 기자 ar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