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발표 시즌이 다가오면서 지난해 호실적을 거둔 기업 직원들 사이에선 성과급에 대한 기대감이 퍼지고 있다.

올해에도 전년과 마찬가지로 초호황을 누린 반도체와 정유·석유화학 업체들을 중심으로 성과급 잔치가 벌어질 전망이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삼성전자가 이달 31일 성과급 개념인 OPI(Overall Performance Incentive)를 지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OPI는 소속 사업부의 연간 실적이 연초에 세운 목표를 넘었을 때 초과이익의 20% 범위 안에서 개인 연봉의 최고 50%를 지급하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 삼성전자 영업이익의 3분의 2를 담당한 것으로 추정되는 반도체 부문(DS·디바이스 솔루션)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최대치인 50%를 받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또 스마트폰 등을 담당하는 IM(IT·모바일), 소비자가전(CE) 부문 사업부도 지난해 대부분 연초 목표 대비 초과성과를 낸 것으로 알려져 직원들이 설을 앞두고 두툼한 보너스 봉투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역시 지난해 반도체 '슈퍼 사이클(장기 호황)'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SK하이닉스도 이달 말 혹은 다음 달 초 초과이익분배금(PS)으로 불리는 성과급을 지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연봉의 50%에 해당하는 액수다.

매년 1월과 7월 두 차례 지급하는 기본급 100%의 생산성 격려금(PI)도 이미 이달 초 지급됐기 때문에 이를 합치면 대부분 직원이 수천만원을 손에 쥐는 셈이다.

스마트폰은 적자 행진을 이어갔지만 TV와 생활가전 쪽에서 높은 수익을 거두며 지난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매출 60조원을 넘긴 LG전자도 다음 달 말께 성과급을 지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지난해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와 트윈워시 세탁기 등 프리미엄 가전을 앞세워 가전업계에선 이례적으로 한 자릿수 후반대의 높은 수익률을 거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 결과 매출액이 사상 최대인 61조4천24억원, 영업이익은 역대 두 번째로 많은 2조4천685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상여금 지급 시기나 규모 등은 정해진 바가 없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기본급의 200∼300% 정도가 2월 말께 지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유·석유화학 업계도 2년 연속 성과급 잔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SK이노베이션·GS칼텍스·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 등 정유 4사의 지난해 영업이익 흑자를 7조7천억∼7조9천억원 규모로 추정하고 있다.

8조원을 넘기며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치울 것이란 전망도 있다.

정유업계는 지난해 국제유가가 완만한 상승세를 보인 가운데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휘발유·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운송비 등을 뺀 것)도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면서 주력인 정유 사업에서 나쁘지 않은 실적을 거뒀다.

여기에 신규 사업으로 키우는 석유화학 분야가 호실적에 가세하면서 사상 최대급의 영업이익을 벌었다.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지난해와 비슷한 연봉의 50%를 내달 초 성과급으로 지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GS칼텍스나 에쓰오일은 "아직 정해진 게 없다"는 입장이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성과 있는 곳에 보상 있다'는 원칙에 따라 성과가 가시화되는 시점에 성과급을 지급할 예정이나, 현재까지 구체적인 지급 시기나 규모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두 회사도 SK이노베이션과 비슷한 연봉의 50%를 지급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화학업계도 비슷한 사정이다.

LG화학이 기본급의 500%가량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한화토탈은 기본급의 1천% 지급을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유화는 기본급의 700%를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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