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들이 최근 들어 보험료를 낮추고 보장 범위를 축소한 ‘미니보험’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금융 소비자들이 금리 인상 등에 따른 가계경제 악화로 보험료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중간 유통 단계와 불필요한 특약을 없애 몸집을 줄인 ‘맞춤형 상품’의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처브라이프생명보험은 월납 보험료가 180원(20세 여성 기준)인 온라인 전용 유방암 단독 보장 상품을 지난 18일 출시했다. 유방암 진단 시 500만원을 지급하고, 유방 절제 수술 시 추가로 500만원을 보장한다. 처브라이프 관계자는 “20대는 유방암 발병 확률이 낮기 때문에 월 180원 보험료만으로도 충분히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MG손해보험은 지난해 12월 보험플랫폼회사와 손잡고 연간 보험료를 1만8450원까지 내린 1년 만기 ‘운전자보험’을 내놨다. 월납 기준으로 1537원이다. 판매 중인 다른 보험사의 평균 운전자보험료(월 1만원대)의 15% 수준에 불과하다. 기존 운전자보험에 포함된 자동차사고 성형 수술비, 자동차사고 화상 진단비 등 특약을 제거해 보험료를 대폭 낮췄다. 다만 교통사고 처리 지원금, 변호사 선임 비용 등 기본적인 운전자보험 보장 사항은 모두 담았다는 것이 MG손보 측 설명이다.

업계에선 보험사들이 자동차·운전자·해외여행보험 등 손해보험 분야를 중심으로 미니보험을 앞다퉈 출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온라인 금융상품 가입에 익숙한 20~30대 젊은 소비자들이 보험상품에 가입할 때도 설계사 등 중간 유통 단계와 불필요한 특약을 없앤 맞춤형 보험을 선호하고 있어서다. 월납 보험료가 대부분 5000원이 넘었던 해외여행자보험도 지난해부터 3000원대(30세 남성 기준) 상품이 판매되고 있다. 손보협회 관계자는 “단기계약 보험에서는 젊은 층을 대상으로 인터넷 채널을 통한 소액보험 가입을 선호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험사들은 미니보험의 경우 보험료 부담이 적다보니 소비자들이 중도 해약하는 사례가 적다는 점도 주목하고 있다. 생명·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보험계약 해지 환급금 규모는 26조8600억원에 달한다. 지난 한 해 전체 기준으로는 2016년도 해지환급금(30조원)을 넘어 사상 최대인 32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금리 상승기에는 기존 보험을 해약하는 고객들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보험료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미니보험을 찾으려는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