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의 지난해 중국 판매량이 전년 대비 30% 넘게 줄면서 7년 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반면 유럽에서는 처음으로 100만 대를 넘어서며 약진했다.

18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두 회사는 지난해 중국에서 114만5012대를 판매했다. 2016년(179만2022대)과 비교하면 64만 대(36.2%) 줄었다. 2010년 이후 최저치다.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둘러싼 한·중 갈등이 판매량 급감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회사별로는 현대차 판매량이 78만5006대로 31.2% 감소했다. 현대차 판매량이 100만 대를 밑돈 것은 2013년 이후 처음이다. 기아차 역시 44.6% 급감한 36만6대에 그쳤다.

월별 추이를 보면 사드 보복이 본격화한 2월부터 판매량이 떨어졌다. 1월 11만97대에서 4월에는 5만1059대까지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가 9월부터 회복세를 보이면서 12월에는 17만5459대로 올라섰다. 하지만 연간 판매량을 예년 수준으로 끌어올리기엔 역부족이었다.

사드보복 외에 중국인의 취향 변화를 따라가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2015년부터 중국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붐이 일었지만 현대·기아차는 맞춤형 SUV 모델을 내놓지 못했다.

반면 유럽시장에서는 최고 성적을 거뒀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준중형 SUV인 투싼과 스포티지의 선방에 힘입어 지난해 유럽 판매량은 100만720대를 기록, 전년 대비 7.4% 증가하며 처음으로 판매량 100만 대를 돌파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