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김치 무역적자가 지난해 사상 최대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산 저가 김치 공세에 밀려난 탓이다.

'김치 종주국' 굴욕… 무역적자 최대
17일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김치 무역적자는 전년보다 11% 증가한 4728만5000달러(약 503억원)였다. 작년 김치 수출액이 8139만4000달러에 그쳤지만 수입액은 1억2867만9000달러에 달했다. 지난해 김치 무역적자는 관세청 통계가 작성된 2000년 이후 최대다. 수출입 물량 간 격차도 역대 최대로 늘었다. 지난해 연간 김치 수입량은 27만5631t으로 수출량(2만4311t)보다 10배 이상 많았다. 수입 물량의 99%는 중국산이 차지했다.

김치 무역수지는 2000년까지만 해도 7864만5000달러 흑자였다. 이후 중국산 김치 수입이 급증하면서 흑자 규모가 점점 감소했고 급기야 2006년 적자로 돌아섰다.

무역적자 확대는 무엇보다 수입 김치의 가격경쟁력이 높기 때문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김치 수입단가는 2016년 기준 ㎏당 0.5달러였다. 수출 단가인 ㎏당 3.36달러의 15% 수준이다.

여기에 최대 수출시장인 일본으로의 수출이 감소하는 것도 무역적자 폭을 키우고 있다는 설명이다. aT는 “엔저 현상과 일본 인구 감소에 따른 소비 감소, 한·일 관계 악화 등의 영향을 받은 결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