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재근 코아스 회장이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 있는 코아스 사옥에 마련된 전시실에서 사무용 가구 신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문혜정 기자
노재근 코아스 회장이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 있는 코아스 사옥에 마련된 전시실에서 사무용 가구 신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문혜정 기자
“사무실 가구와 공간 구성을 바꾸는 건 이제 직원복지 차원의 문제입니다.”

사무가구 업체 코아스의 노재근 대표이사(회장·70)은 사무가구 시장이 성숙한 만큼 과거와는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낡아서 바꾸는 것이 아니라 직원 복리 증진을 위해 사무가구를 교체하려는 수요가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노 회장은 “이익이 나면 기업은 직원복지를 위해 환경을 바꿔줄 필요가 있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직원들의 창의성을 자극하고 더욱 활발해진 직원 간 소통, 휴식 등을 지원하려면 사무실도 입체적으로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노재근 코아스 회장 "사무실 가구·공간 구성 바꾸면 창의성 커지죠"
사무가구 시장은 수년 전부터 성장성이 사라졌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기업들이 더 효율적으로 공간을 사용하는 데다 가구 사용 연한이 길어졌고, 일부 기업은 직접 사옥을 꾸미지 않고 공유형 오피스 등을 활용하는 사례가 늘어서다. 노 회장은 “연간 매출이 20~30%씩 성장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사무가구 시장에서 (회사의 규모가) 일정한 수준에 올라온 만큼 매출을 급격히 늘리려면 방향을 해외로 틀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코아스는 2012년 중국에 법인을, 2015년 베트남에 사무용 가구 합작회사를 각각 세웠다. 중동과 중남미, 일부 아시아 국가들에 사무용 가구를 수출하고 있다.

주력 제품인 ‘인스파이어’ 시리즈는 컴퓨터나 각종 디지털 기기의 통신선을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게 배선 공간을 가구에 내장했다. 가정용 가구처럼 수납공간을 대폭 늘린 것도 특징이다. 책상 아래 서랍장은 의자처럼 꺼내 앉을 수 있어 실용적이다. 근무자와 눈높이에 맞춰 어디든 걸터앉아 쉴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노 회장은 “서서 혹은 앉아서 일하거나 쉬는 것이 어느 공간에서나 쉽고 자유로워졌다”며 “그동안 주로 기업고객(B2B)을 겨냥해 왔는데 올해부터는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인터넷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2016년 연구개발 투자와 파주 제3공장 준공 등으로 떨어진 수익성을 지난해부터 서서히 회복하고 있다. 2016년 971억원 매출에 적자를 냈지만 작년에는 3분기까지 매출 828억원, 영업이익 15억8000만원을 기록하며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노 회장은 올해 사내 캐치프레이즈를 ‘능률혁신, 두 배 되는 경쟁력’으로 정했다. 회사 전 부문에서 기존 업무를 평가하고 능률을 올리자는 의미에서다. 그는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이 동시에 추진·적용되면서 기업들의 충격이 크다”며 “외부 변화를 조절할 수 없으니 안으로 눈을 돌려 효율성을 높이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 회장은 “대다수 중소기업인에게 향후 1~2년은 견뎌내야 할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은 내외국인 근로자 어느 쪽도 뽑기가 힘든데 비용이 올라 고객사가 물량(주문)을 더 준다고 해도 생산 여력이 없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환율도 너무 내려서 현재 중소기업들은 수출에 신경 쓸 기력이 없을 것”이라며 “올해는 더 점프해 해외로 나가려는 노력보다 기업 내부를 점검하고 경쟁력을 가다듬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대 기계공학과 출신인 노 회장은 1984년 한국오에이(현재 코아스)를 창업했다. 한국금속가구공업협동조합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