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들, 최저임금 현장 '뒷북 방문'
경제부처 장관들이 올 들어 하루가 멀다하고 ‘최저임금 인상 후폭풍을 막겠다’며 현장을 찾고 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8일 아파트 경비원 등의 고용이 흔들리지 않도록 특별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뒤 현장 방문이 부쩍 늘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5일 인천 가좌동 진주2단지아파트를 찾아 경비원과 입주민을 만났다. 올 들어 세 번째 최저임금 관련 현장 방문이다. 이 아파트는 최저임금 인상에도 경비원 해고 없이 정부 지원금과 관리비 인상을 통해 경비원 월급을 올려주기로 한 곳이다. 김 부총리는 지난 2일엔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함께 일자리 안정자금 신청을 받는 근로복지공단 서울남부지사를 찾았고, 5일엔 정부서울청사 인근 음식문화거리를 둘러봤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도 이날 일자리 안정자금 접수처인 국민연금공단 경인지역본부를 방문한 데 이어 인근 미용실을 찾아 애로사항을 들었다. 홍 장관은 지난 11일 서울 창신동 의류제조업체, 12일 서울 장사동 세운상가 상인들을 만났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14일 서울 상월곡동 동아에코빌아파트를 방문해 경비원과 입주민의 의견을 들었고,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10일 정보통신 분야 공사업체 대표들과 만나 최저임금 인상에 적극 동참해달라고 했다.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은 12일 경기 광명시 소하동 이디야커피를 찾아 아르바이트생들을 만났다.

그러나 장관들의 판박이 행보가 ‘뒷북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 음식업체 대표는 “올해 최저임금 인상은 작년 7월에 결정됐고 그동안 우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는데 이제 와서 다급하게 다니는 것은 보여주기 위한 쇼 같다”고 말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