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서도 의식할 수밖에…"
일각선 "달라지지 않을 것"
검찰이 채용 비리 혐의로 산업통상자원부 국장급 관료 A씨를 구속한 사실이 지난 14일 알려지면서 관가에선 공공기관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A국장 구속이 ‘낙하산 인사에 경종을 울릴 것’이란 기대와 ‘별로 달라지지 않을 것’이란 회의론이 엇갈리고 있다.

감사원에 따르면 2016년 10월 한국서부발전 사장 공모 과정에서 임원추천위원회가 선정한 3명의 후보에 들지 못했던 정하황 씨가 채점 점수 조작으로 뒤늦게 3배수 후보로 압축됐고, 결국 사장에 선임됐다. 정씨는 박근혜 정부 실세였던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고교 선배다. 검찰은 정씨 선임 과정에 A국장을 비롯한 산업부 공무원들이 개입했다고 보고 있다.

정권은 바뀌었지만 문재인 정부 들어서도 ‘코드 인사’는 이어지고 있다.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에 따르면 현 정부 출범 후 30여 명의 공공기관장이 선임됐는데, 이 중 20명 이상이 이른바 ‘캠코더(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인사로 분류된다.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이미경 한국국제협력단(KOICA) 이사장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청와대가 A국장 구속 사건으로 ‘캠코더’ 인사를 공공기관장에 앉히기 어려워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 있다. 한 경제부처 공무원은 “부처 내에서는 청와대 낙하산 인사를 봐줬다가 정권이 바뀌면 A국장처럼 되는 것 아니냐는 분위기가 있다”며 “청와대에서도 이를 의식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반면 “서부발전은 애초에 사장 후보에 들지도 못한 사람을 선임하려다 탈이 난 것”이라며 “이번 사건으로 청와대의 인사 압력이 없어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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