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 안된 펫 1000만 시대
유기농식품·한방병원·헬스클럽·요가시설·보험.

반려동물 1000만 마리 시대에 생겨난 새로운 비즈니스다. 네 가구 중 한 가구가 개나 고양이와 함께 살게 되면서 반려동물시장이 쑥쑥 크고 있다. 중소기업이 주도하던 시장에 대기업들이 뛰어들어 판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 2조원을 넘어선 펫산업 규모는 2020년 6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기업들은 대규모 투자에 나섰다. 하림은 400억원을 투자해 사료 공장을 완공했다. 펫 사료 세계 1위 프랑스 로얄캐닌은 한국법인 설립 13년 만에 공장을 세웠다. CJ제일제당, 풀무원, KGC인삼공사, LG생활건강 등도 반려동물 식품 시장에 진출했다. 롯데 신세계를 비롯한 유통업체들은 전담 조직을 설치하고 전문점을 개점했다. 정부는 성장 가능성을 보고 펫산업을 ‘미래 10대 산업’으로 지정했다.

산업은 크고 있지만 반려동물과 공존하기 위한 문화적 수준은 한참 뒤떨어져 있다. 지난해 버려진 유기동물은 10만 마리로, 하루평균 275마리에 달했다. 반려견 중고거래 등 생명을 물건처럼 대하는 무분별한 행위도 막을 방법이 없다. 행정적 뒷받침도 없다. 반려동물 정책을 축산물을 담당하는 농림축산검역본부가 맡다 보니 새 제도 도입도 어렵다. 인간과 동물의 ‘행복한 공존’을 위한 사회적 고민을 시작할 때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