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러블 달고 살던 프로그래머, 천연샴푸로 홈쇼핑 스타 됐네
한 중소기업이 내놓은 천연샴푸가 지난해 국내 홈쇼핑방송에서 히트상품에 이름을 올리며 화제를 모았다. 샴푸에 주로 쓰이는 유해물질을 넣지 않아 자연물질 성분이 99.5%에 달하고,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도 뛰어나다. 별다른 마케팅을 하지 않았는데 ‘제품이 괜찮다’는 입소문을 타고 반년 만에 15만 개 이상 팔렸다.

‘모어 프레쉬 99.5% 샴푸’를 선보인 엘리샤코이의 김훈 대표(사진)는 12일 “99% 이상 자연 소재로 고품질 샴푸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력을 확보했다”며 “천연제품인데도 거품이 잘 나고 세정력이 좋아 임산부, 영유아 등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설명대로 이 제품은 인체에 무해한 성분 50가지를 사용해 샴푸 성분의 99.5%를 자연 유래 물질로 구현했다. 두피에 자극을 주지 않으면서도 세정과 보습, 영양, 머릿결, 볼륨감 등을 살릴 수 있다. 개발에만 1년 이상 걸렸다.

엘리샤코이는 김 대표가 2004년 설립한 천연화장품 전문업체다. 드림위즈에서 개발자로 일하던 그는 피부 트러블 때문에 천연제품에 관심이 많았다. 하지만 수입 화장품은 10만원을 훌쩍 넘는 등 가격이 비쌌다. 처음엔 저렴한 천연화장품을 발굴해 판매하는 1인 쇼핑몰로 시작했다. 연간 1000만원 이상 구매하는 고객이 생기는 등 쇼핑몰이 잘되자 김 대표는 제조에도 뛰어들었다. 품질이 좋고 가격은 저렴한 천연화장품을 내놓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2007년 엘리샤코이 브랜드를 선보이고 회사명도 바꿨다. 엘리샤코이는 ‘젊음을 창조하는 구원자’라는 뜻이다.

회사 이름을 알린 건 수분크림과 쿠션이다. 쿠션은 스펀지를 사용해 도장처럼 피부에 찍어 바르는 일종의 파운데이션 제품이다. 김 대표는 “수분크림은 연간 150만 개, 쿠션은 100만 개 이상 판매하는데 대부분 해외로 나간다”며 “정제수 대신 자체 개발한 물(유스워터)을 사용해 수분 함량과 보습력이 높고 민감성 피부 등에 효과가 좋다”고 말했다. 엘리샤코이는 초기부터 해외로 눈을 돌렸다. 제조에 뛰어든 첫해에 일본 수출을 시작해 헬스&뷰티스토어에 입점했다. 이후 홍콩, 대만, 태국 등 15개국에 진출해 지난해 매출 100억원 대부분을 수출로 거뒀다.

최근엔 미국 헬스&뷰티스토어 체인인 CVS 매장 2400여 개에 입점했다. 일본 QVC 홈쇼핑방송에 공급하고 중국 위생허가를 받는 등 수출 유통망을 적극 확대하고 있다. 김 대표는 “중동 및 할랄(이슬람) 시장도 공략하고 있다”며 “품질이 뛰어나고 가격이 합리적인 천연화장품으로 K뷰티의 선두주자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