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5대주주 버핏, 휴대폰은 삼성폰 쓴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사진)이 10일(현지시간)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의 구애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삼성전자의 구형 폴더폰을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가 이끄는 투자회사 벅셔해서웨이는 애플의 5대 주주다.

버핏 회장은 이날 CNBC 방송에 출연해 자신이 사용하는 삼성 폴더폰을 꺼내들며 “내가 애플 아이폰을 살 때 모든 사람이 (아이폰을) 다 사는 것”이라며 “아이폰은 아직 공급 과잉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팀 쿡 CEO가 지난 크리스마스에 카드를 보내 내게 아이폰을 팔겠다고 말했다”며 “(쿡 CEO가) 매년 크리스마스에 이런 독촉장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벅셔해서웨이는 애플 5대 주주로 230억달러(약 24조6000억원) 상당의 애플 주식 1억3400만 주를 보유하고 있다.

기술주 투자를 기피하던 버핏은 2016년부터 애플 투자를 시작해 지분을 꾸준히 늘렸다. 작년 7월 CNBC와의 인터뷰에서 “매입한 애플 주식은 단 한 주도 팔지 않았다”고 밝혔다.

버핏이 사용 중인 삼성전자 폴더폰은 ‘삼성 헤이븐’(모델명 SCH-U320)으로 확인됐다. 블루투스와 카메라, 미디어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 음성전화 전용폰이다. 노인층을 타깃으로 2010년 하반기 출시됐다. 1930년생(88세)인 고령의 버핏 회장이 복잡한 기능의 아이폰 대신 보기 편하고 사용하기 쉬운 삼성의 구형 폴더폰을 애용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