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조6000억원을 기록한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최고의 혁신으로 글로벌 시장의 주목을 받은 아마존의 연간 추정이익(3조7400억원)의 14배 수준이다.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39조3500억원), 페이스북(20조6800억원)보다도 훨씬 많았다.

금융업을 제외하고 지난해 삼성전자보다 많은 돈을 번 기업은 애플이 유일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전자업계 맞수 애플은 지난해 매출 2292억3400만달러(약 244조9800억원), 영업이익 613억4400만달러(약 65조5600억원)를 기록해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2, 3분기에는 삼성전자가 애플을 앞섰지만 4분기 애플이 아이폰 10주년을 기념해 아이폰X(10)을 출시하면서 결과가 달라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상반기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을 장악한 삼성전자는 하반기 애플이 아이폰8시리즈를 비롯해 신제품을 대거 출시하면서 상반기 수준의 판매실적을 올리지 못했다.
'영업익 50조 클럽' 삼성·애플뿐… 아마존의 14배
지난해 2분기 사상 처음으로 매출에서 인텔을 누른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격차를 더욱 벌린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에 따르면 인텔의 매출은 620억5400만달러(약 66조3100억원), 영업이익은 188억4500만달러(약 20조1400억원)다. 삼성전자는 반도체·부품(DS) 부문에서만 35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1992년 이후 24년 만에 처음으로 인텔이 독점해온 반도체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2분기 미국 정보기술(IT)산업을 대표하는 ‘FANG(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의 영업이익 합산치를 넘어서는 이익을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연간 기준으로 이들 4개 기업의 합계를 넘어서지 못했다. 이들의 지난해 합산 이익은 약 64조6700억원이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