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매출 60조원을 돌파했다. 영업이익도 2009년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OLED TV가 효자 노릇을 한 데다 스마트폰사업 적자 폭이 줄면서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LG전자는 지난해 잠정실적(연결기준)으로 매출 61조4024억원, 영업이익 2조4685억원을 달성했다고 8일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0.9%, 영업이익은 84.5% 증가했다.

4분기 매출은 1년 전에 비해 14.8% 증가한 16조9697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도 3668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가전업계 계절적 비수기인 4분기임에도 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올렸다. 다만 영업이익은 전망치인 4650억원에 크게 못 미쳤다. LG전자는 지난해 1분기 9215억원, 2분기 6641억원, 3분기 516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통상 4분기는 블랙프라이데이와 성탄절로 이어지는 연간 최대 쇼핑시즌이 끼면서 매출은 많지만 각종 할인, 판촉 등으로 영업이익은 떨어진다. 업계 관계자는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매출 규모가 비약적으로 성장한 것은 마케팅 비용이 상대적으로 많이 투입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LG전자는 스마트폰사업 부진에도 불구하고 TV·오디오를 담당하는 HE사업본부와 에어컨·세탁기 등을 맡는 H&A사업본부의 실적 견인에 힘입어 연간 매출 60조원 시대를 열었다. 전자업계와 증권가에서는 LG전자가 지난해 4분기 OLED TV를 중심으로 한 프리미엄 TV와 트윈워시·노크온 매직스페이스 냉장고 등 프리미엄 가전을 앞세워 수익성을 높였다고 분석했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는 출하량 소폭 확대, V30·Q 시리즈 등 신제품 판매에도 불구하고 2000억원대 적자를 낸 것으로 관측된다. 자동차 전장사업을 담당하는 VC사업본부는 소폭 적자를 냈지만 투자 증대와 함께 사업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