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펠러도 못누린 현재 편의는 혁신·생산성 덕분…삶 훨씬 나아질 것"
'절친' 빌 게이츠가 편집한 타임지 기획에 기고문 게재

억만장자 투자자 워런 버핏(87)이 미국인들에게 장래의 경제상황에 대한 비관론을 떨쳐버릴 것을 촉구했다.

버핏은 시사주간 타임지 15일자 최신호에 기고한 글을 통해 대부분의 미국인이 자녀들의 미래를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는 여론 조사를 언급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버핏은 기고문에서 미국의 자녀 세대는 부모들보다 훨씬 더 나은 삶을 살 것이며 생활 수준의 대폭적인 개선은 수세대에 걸쳐 지속될 것으로 믿고 있다고 밝혔다.

정치인들과 재계 지도자, 언론에서 미국 경제의 성장률이 지난 수년간 2%에 머물고 있는 점을 들어 비관의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실제로는 이 정도의 성장률로도 미래를 낙관할 근거가 된다는 것이다.

버핏은 미국 경제의 연간 실질 성장률이 2%라고 해도 자연 증가와 이민을 포함한 인구 증가율은 0.8%여서 매년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1.2%씩 늘어나는 셈이라고 말했다.

1인당 GDP가 매년 1.2% 늘어난다고 가정할 경우, 한 세대에 해당하는 25년 뒤에는 현재의 5만9천 달러에서 7만9천 달러로 늘어나게 된다는 것이 버핏이 제시한 셈법이다.

그는 2만 달러 정도의 증가분은 후세대에 아주 좋은 삶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버핏은 그가 태어났던 1930년대에 미국의 번영을 상징하는 인물은 존 D. 록펠러였다고 밝히면서 오늘날 미국의 중상류층은 여행과 유흥, 의료, 교육 부문에서 록펠러 일가에는 없던 선택권을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록펠러가 막대한 부를 쌓고도 누리지 못한 쾌락과 편의를 현대 미국인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기적적 상황은 혁신과 생산성이 뒷받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워런 버핏 "미국민이여 비관 말라… 경제기적은 계속된다"
이와 함께 미국 독립 당시인 1776년의 상황이었다면 전체 미국인이 필요한 곡물과 면화를 생산하는데 노동력의 80%가 필요했지만 오늘날 불과 2%만으로 가능해진 것은 농업 부문에서 각종 생산성 향상을 이룩한 이들의 공이라고 덧붙였다.

버핏은 농업 부문의 생산성 정체는 축복이라고 표현하면서 이로 인해 전체 노동력의 80%가 미국인들의 삶의 방식을 바꾼 새로운 산업으로 노력을 전환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 기적의 게임은 아직 초반 이닝이 진행되고 있을 뿐이며 미국인들은 장차 훨씬 더 많고 나은 기적에 의해 혜택을 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경제 기적의 이면에서 미국의 빈부 격차가 크게 확대된 사실에도 주목하고 이 부분에 대해 미국인들이 우려하는 것은 정당하다고 말했다.

1982년 포브스가 선정한 400대 부자들의 재산이 930억 달러에서 2조7천억 달러로 29배나 불어났지만 수백만의 부지런한 시민들은 경제적 쳇바퀴에 묶여 있었으며 이는 번영의 쓰나미가 아래로 흐르지 않고 오히려 상승한 꼴이라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버핏은 시장경제가 초래한 이처럼 파괴적인 부작용은 바로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유한 가정은 시장에서 가치를 평가한 인재들만이 아니라 모든 자녀들을 돌본다"고 설명했다.

버핏은 미국이 다수 국민에게 부를 안기고 모든 국민에게 근사한 삶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우리는 작은 것에 만족해서는 안된다"는 말로 끝을 맺었다.

이 글은 빌 게이츠가 '낙관론자들'(The Optimists)이라는 제목 아래 편집한 기획의 하나로 실렸다.

게이츠는 타임의 94년 역사에서 첫 객원 편집자로 이번에 참여했다.

그는 버핏의 절친이자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