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영동대로에 전용 전시관 열어
-브랜드 마케팅·전시관·서비스 차별화 전략


제네시스가 수입차 격전지인 서울 강남 영동대로에 브랜드 첫 독립형 전용 전시관 '제네시스 강남'을 개장했다. 지난해 6월 신세계 스타필드 하남에 브랜드 전시관을 열기도 했지만 단독 건물에 전시장을 열고 제품 알리기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회사가 '상품 체험 중심의 첫 거점'으로 이 전시장을 소개하는 이유다.
[르포]"현대차는 잊어라, 제네시스일 뿐이다"

'제네시스 강남'은 한 수입차 전시장이 있던 자리에 새롭게 조성한 공간이다. 2층 건물에 총 1,293.6㎡ 규모로 모두 9대를 동시에 전시할 수 있다. 직접적인 자동차 판매에 치중하기 보다 전문 큐레이터를 통한 방문객에게 심도 있는 제품 소개와 맞춤식 상품 추천, 시승 체험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르포]"현대차는 잊어라, 제네시스일 뿐이다"

이런 성향은 건축 디자인에서도 드러난다. 건축가 렘 콜하스의 건축사무소 '오엠에이(OMA)'와 협업으로 완성한 '제네시스 강남'은 화려하고 외향적인 기존 전시장과 달리 방문객이 차에 집중할 수 있도록 공간 구성과 소재 배치 등에 차별점을 뒀다. '날 것' 그대로의 콘크리트 마감재, 철 재질이 드러나는 열연강판 등으로 실내외를 감싼 게 대표적이다. 화려한 장식보다 중립적인 마감 소재를 통해 차의 색상이나 외형을 솔직하게 보여주겠다는 의도가 담겨있다. 번쩍이는 조명 대신 면조명을 적용, 전시된 차에 빛이 반사되지 않도록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르포]"현대차는 잊어라, 제네시스일 뿐이다"

전시장 실내는 그래서 다소 낯설다. 콘크리트 벽이 외부와 내부를 차단하고, 상담 공간은 전시장 곳곳에 툭툭 던져져있다. 각 공간은 가죽이나 나무 등으로 별도로 처리해 독특한 인상을 자아낸다. 요란한 포스터나 팜플릿도 노출돼 있지 않다. 차에 쓰이는 각종 마감재들은 숨겨진 수납 공간 안에 비치해 방문객들이 직접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져볼 수 있도록 했다. 태블릿 PC와 연동해 차의 각 기능을 보여주는 VR 시스템도 여닫이 문 안쪽에 숨겨져 있다.

[르포]"현대차는 잊어라, 제네시스일 뿐이다"
[르포]"현대차는 잊어라, 제네시스일 뿐이다"

시승 체험도 이색적이다. '론치 베이’라는 별도의 공간으로 방문객을 안내하고, 여기서 자세한 설명과 함께 차를 여유 있게 둘러볼 수 있다. 차고문을 전면 유리로 만든 점도 독특하다. 동행한 큐레이터는 "거울에 비친 모습으로 차와 소비자가 어울리는지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전면 유리를 준비했다"는 설명을 내놨다. 차의 각 기능을 충분히 확인한 뒤 본인의 취향에 따라 5개의 시승코스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한 점도 이색적이다.

-면 조명으로 자동차만 부각, 소비자 경험에 초점
-전담 정비 서비스 인력, 전국 사업소 곳곳에 배치

'제네시스'는 현대차가 2015년 별도로 만든 고급 브랜드다. 만 2년 이상의 시간 동안 현대차와 차별화 전략이 추진됐고, 이번 전시장도 그 일환이다. 브랜드 전용의 BGM과 방향제를 만들어 '오감 마케팅'에 나선 것도 '현대차의 제네시스'가 아닌 '제네시스'란 단일 브랜드의 차별성을 두기 위한 시도다.

한 가지 아쉬운 건 서비스 부문의 독립에 시간이 조금 걸릴 것 같다는 점이다. 2016년 '제네시스 전담 서비스팀'을 발족, 직영 서비스센터와 블루핸즈 등에 220개 이상 전담팀을 구축했지만 별도의 서비스센터 운영 여부는 현재로선 논의 단계다.

그럼에도 제네시스는 자동차 생애 전 단계에서 기존과 다른 경험을 주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스타필드 하남의 브랜드 전시장, 강남의 별도 전시장 등을 시작으로 독립 거점을 속속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올해 제네시스가 눈에 보이는 변화와 함께 시장이 인정할 만한 고급 브랜드의 성장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르포]"현대차는 잊어라, 제네시스일 뿐이다"
[르포]"현대차는 잊어라, 제네시스일 뿐이다"

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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