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는 3일(현지시간)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서 열린 '세탁기 세이프가드 공청회'에서 관세 부과의 부당함을 적극 소명했다.

관세 부과가 삼성전자나 LG전자의 미국 가전시장 내 위상을 위축시켜 사우스 캐롤라이나주나 테네시주에 짓고 있는 미국 현지공장의 순조로운 출발을 가로막고 일자리를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존 헤링턴 삼성전자 미국법인 선임 부사장은 공청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사우스 캐롤라이나 뉴베리에 짓는 공장은 완전히 통합된 생산설비로 약 1천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내년이면 100만대 이상의 세탁기를 생산하게 될 것"이라며 "그러나 (세이프가드에 따른) 관세는 뉴베리 공장, 우리와 거래하는 소매업체들, 그리고 소비자들에게 대단히 심각한 충격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뉴베리로 세탁기 생산을 이전하기 때문에 우리는 미 국제무역위원회(ITC)가 만장일치로 권고한 TRQ(저율관세할당)에 대해 반대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헤링턴 부사장은 그러나 "비록 우리가 미국 시장을 위한 세탁기의 대부분을 뉴베리 공장에서 공급할 계획이긴 하지만 이를 하룻밤 사이에 할 수는 없다"며 "뉴베리에서 생산을 늘려가는 동안 우리 소매업자들과 소비자들에게 모든 종류의 제품을 공급하려면 일부 세탁기를 수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모든 종류의 제품을 공급하지 못하면 매장 면적이 줄고 매출도 감소할 것"이라며 "또 사우스 캐롤라이나 공장의 성공적 가동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헤링턴 부사장은 "어떤 종류의 관세든 그 궁극적 영향은 결국 미국에서의 생산과 고용, 미국 소비자들에게 '루즈-루즈(lose-lose)' 시나리오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토니 프레일리 삼성전자 사우스 캐롤라이나 가전공장 매니저도 공청회에서 "우리는 이미 504명의 직원을 고용했고, 그들 중 90%는 뉴베리나 그 인근 지역에서 고용된 현지인들"이라며 "또 이 공장은 단순한 나사 조립 작업이 아니라 완전히 통합된 공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프런트 로드 방식 세탁기와 톱 로드 방식 세탁기 생산라인이 모두 가동되는 2018년 말까지 1천명의 직원을 고용할 계획"이라며 "그들은 각각의 라인에서 2교대로 근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프레일리 매니저는 "하지만 이 같은 변화는 즉각적으로 일어나지 않는다"며 "차갑게 식어 있던 공장을 당장 연간 100만대의 세탁기를 생산하는 수준의 완전한 생산능력을 갖춘 공장으로 시작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런 대규모 공장은 완전한 생산능력을 갖추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프레일리 매니저는 "삼성의 수입량을 줄이는 관세는 (뉴베리 공장의) 점진적인 생산량 증대나 생산 이전 전략에 지장을 초래할 것"이라며 "이 공장이 제대로 가동될 수 있도록 기회를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이 생산설비가 순조롭게 출발할 동안 우리에게 불리한 조건을 붙이지 말아달라. 사우스 캐롤라이나의 일자리가 위기에 처해 있다"고 호소했다.

LG전자 역시 공청회 이후 내놓은 성명에서 "LG와 삼성 모두 미국에서 세탁기를 생산할 것이기 때문에 수입 규제는 필요하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밝혔다.

LG는 "내년이면 북미 시장에 공급하기 위한 LG와 삼성의 세탁기 중 수입분은 30%에서 4%까지 떨어질 것"이라며 "비록 ITC가 120만대의 수입 쿼터를 권고했지만 LG는 미국에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헌신의 마음을 재확인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LG는 미국 정부가 자기 잇속만 차리려는 월풀의 제안을 거절할 것을 촉구한다"며 "그 제안은 테네시주에 해롭고, 미국의 일자리를 위태롭게 하며 미국 경제에 손상을 입힐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