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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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업계가 인공지능(AI) 쇼핑도우미로 돌파구 찾기에 분주하다. 온라인·모바일 중심의 소비 트렌드 변화로 영업환경이 어려워진 백화점들이 차세대 기술을 접목한 고객 맞춤형 서비스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3일 국내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백화점 업계는 경쟁적으로 챗봇(Chatbot·대화형 로봇) 등을 도입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오프라인 고객이 줄어들자 경험과 재미를 줄 수 있는 '스마트 쇼핑'으로 시선 끌기에 나서고 있다.

대부분 AI, 가상현실(VR) 등 ICT(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해 고객의 취향을 반영한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백화점 앱을 설치하면 구동된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12월 엘롯데 앱(응용프로그램) 통해 고객과 음성 대화 및 채팅이 가능한 인공지능 챗봇 '로사(LOSA·LOTTE SHOPPING Advisor)'를 출시했다. 이 챗봇은 고객이 선호하는 브랜드와 스타일을 파악해 이에 맞는 맞춤형 상품을 추천해주고, 이미지 인식(VR)' 기능을 사용해 의류를 촬영하면 해당 의류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준다.

로사의 출시를 위해 지난해 1월 롯데백화점는 별도의 AI팀을 구성하고 인공지능 챗봇 프로젝트에 도입했다. 이번달 시범운영을 시작한다.

현대백화점도 작년 10월 온라인몰 더현대닷컴에서 '딥스캔(deep scan)' 서비스를 시작했다. 원하는 의류 사진을 찍어 앱에 올리면 해당 사이트에 등록된 50만개 상품 중 패턴, 색상, 디자인이 유사한 상품을 추천해준다.

신세계 역시 지난해 3월 봄 세일부터 인공지능 고객분석 프로그램 'S마인드'를 선보였다. 신세계백화점 앱을 실행하면 자동으로 실행되며 고객 취향 분석을 통해 세일 및 쇼핑정보를 제공한다.

이번 인공지능 시스템 구축을 위해 지난 4년여간 시스템기획팀과 영업전략팀 등 30여명의 신세계 인력과 계열사 신세계아이앤씨, 대학교 통계학과 교수, 데이터 분석 회사 등이 매달려왔다.

소비 트렌드 변화, 유통규제 등으로 정체기에 접어들기 시작한 백화점들은 올해 신규 출점 계획이 없다. 대신 고객들의 이목을 끄는 맞춤형 서비스를 통해 지속 성장을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AI 쇼핑도우미를 활용한 판촉 전략은 효과를 봤다. 신세계의 경우 지난해 11월 정기세일 기간 60%에 달하는 응답률(정보를 받은 고객이 매장을 방문해 구매할 확률)을 보였다. 해당 기간 매출도 12.1%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순민 신세계백화점 영업전략담당 상무는 "고객의 소비패턴을 기반으로 한 맞춤형 쇼핑정보가 온·오프라인 매출을 모두 견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 중심의 소비트렌드 변화와 시장 포화 등으로 어려워진 영업환경을 감안하면 백화점간 '스마트 쇼핑' 경쟁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로사는 상품 정보뿐 아니라 SNS(사회관계망서비스)등 백화점 외부 채널의 유행 흐름까지 파악할 수 있다"며 "향후에는 고객의 삶 속에서 실제로 필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라이프스타일 매니저'역할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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