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KB, 결국 '낙하산 인사' 단행
지난 29일 저녁 뒤늦게 알려
논란의 인물은 김정민 KB부동산신탁 부회장. 김 부회장은 2008년 1월부터 2년간 KB부동산신탁 사장을 지냈다. KB부동산신탁은 “김 부회장이 부동산신탁 및 리츠에 대한 오랜 경험과 탁견, 인적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부동산산업 및 정책 방향 등에 대한 자문업무와 신상품개발 등의 업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KB금융은 다른 계열사의 경영진 인사를 지난 12월21일과 27일에 완료했다. 유독 김 부회장 인사만 지난 금요일(29일) 저녁 뒤늦게 발표했다.
금융계에선 KB금융이 정권에 줄을 대거나 눈치를 봐서 이번 인사를 단행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김 부회장은 고(故) 노무현 대통령의 부산상고 후배다.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캠프에서 일했으며 부산·경남 출신 정·관계 인사와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부회장은 지난 9월 KB금융 차기 회장 후보 선정 때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김 부회장의 내정 사실이 알려진 지난 21일 KB금융그룹 노동조합협의회는 “회장도 없는 계열사에 부회장직을 신설하겠다는 어처구니없는 결정을 했다”며 “(김 부회장은) KB 내 대표적인 정치적 인물로 알려져 있다”고 비판했다.
금융계는 이번 인사가 금융당국 수장들이 지배구조 문제를 제기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금융당국이 윤종규 KB금융 회장을 흔들자 조직 보호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쓴 카드라는 얘기다.
이현일 금융부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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