숯연탄·반잠수정 제조사부터 영화투자까지…2017년 대체투자 키워드

크라우드펀딩(crowd funding)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기업가가 온라인 플랫폼에서 여러 사람으로부터 사업 자금을 모으는 펀딩 방법이다. 금융상품이 아니라서 대체투자 방식으로 불리기도 한다.

크라우드펀딩은 2016년 1월, 국내에 처음 도입됐다. 2018년 1월이면 크라우드펀딩도 두 번째 생일을 맞는다. 크라우드펀딩은 개인이 한 번에 연간 200만원씩, 총 500만원까지 기업과 프로젝트에 투자할 수 있다.

국내 크라우드펀딩 시장에서 50% 이상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대표적인 플랫폼 기업은 와디즈다. 미국의 킥스타터, 인디고고와 함께 국내 스타트업(벤처기업)이 가장 많이 활용하고 있는 투자 플랫폼이기도 하다.

와디즈 활용 사례는 손으로 꼽을 수 없을 만큼 다양하다. 떡볶이, 여행가방처럼 제품을 미리 판매하는 형태의 보상형(리워드)부터 금전적 보상을 기대하지 않는 후원형, 투자금의 상환을 약속하는 대출형, 투자 프로젝트 성공에 따라 이자나 배당금을 지급받는 증권형 등으로 분류된다.

와디즈에 따르면 올 한 해에만 진행된 펀딩 건수는 약 1700건에 이르고, 일반투자자들 수는 17만명을 웃돈다. 투자금액은 리워드형 약 130억원과 투자형 약 150억원을 합해 280억원에 달한다.

와디즈가 다양한 펀딩 사례를 분석해 내놓은 2017년 대체투자 키워드는 5가지다. '욜로 라이프' '생산자와 소비자의 직접 커뮤니티' '투자자 마케팅' '평판 프로젝트' '문화상품 투자' 등이 그것이다.

올해 와디즈 펀딩을 가장 활발하게 이끈 테마는 이른바 '욜로(YOLO) 라이프' 열풍이다. 단순한 수익 창출이 아니라 자신들의 삶을 더욱 풍성하게 즐기는 수단으로서 투자를 하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제주도의 빈집을 개조해 숙박시설로 활용하는 '다자요' 프로젝트의 경우 펀딩 개시 한 달 만에 목표금액(2억원)을 넘어섰다. 제주도에 나만의 별장을 가지면서 평상시에는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컨셉이 호응을 얻은 것이다. 여가 활동에 투자해 즐기는 동시에 수익까지 얻을 수 있는 프로젝트가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접 만나는 소셜 커머스 혁신이 두 번째 대체투자 트렌드다. 생산자는 유통망과 재고 확보의 부담 없이 고객을 미리 확보할 수 있었고, 소비자들은 더욱 경쟁력 높은 가격으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파격적인 가격과 참신한 디자인을 내세운 여행용 캐리어 '샤플' 프로젝트는 15억원 모집에 성공해 크라우드펀딩 역대 최고 금액의 역사를 새로 썼다.

기존 펀딩의 사각지대였던 F&B 산업에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 펀딩에 참여한 소비자들이 충성 고객으로 활동하면서 메이커들은 고객과 투자를 동시에 유치하고, 나아가 고객을 통해 마케팅이 이뤄지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탄생한 것이다.

최초의 수제 맥주 기업 중 하나인 '세븐 브로이'는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고객을 확보한 동시에 입소문을 타기 시작해 대통령 맥주로까지 이름을 알리는 데 성공했다.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대중의 사회적 가치에 대한 인식 역시 눈에 띄게 높아졌다. 학업을 포기하면서까지 자신의 전문 분야에 집중해 가래떡 전문가가 된 '홍군아 떡볶이', 국내 생리컵 도입을 위한 '이지앤모어' 등 사회적인 가치를 창출하는 착한 투자가 많은 투자자들에게 관심을 받은 것이다.

영화 등 문화상품에 투자하는 대체투자의 성장이 마지막 키워드다. 제작비 마련이 어려워 개봉하지 못할 뻔한 다큐멘터리 영화 '노무현입니다'는 대중의 힘으로 최단 시간에 모집 금액을 달성해 흥행 기록을 세웠고, 뮤지컬 '캣츠' 펀딩 시도 덕에 뮤지컬, 연극, 공연, 페스티벌 등 문화콘텐츠 장르를 다각화, 대중의 니즈를 충족시켰다는 평가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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