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 올해 투자 발표액만 3조원 넘어…에쓰오일 5조원 사업 내년 완공
'호황' 정유업계, 앞다퉈 대규모 투자… "포트폴리오 다양화"

올해 큰 호황을 누리고 있는 국내 정유사들이 앞다퉈 대규모 신규 투자에 나서고 있다.

오랜만에 찾아온 호황을 계기로 기존 설비를 강화하거나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해 사업의 불확실성을 낮추려는 의도다.

에쓰오일은 내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잔사유 고도화 콤플렉스'(RUC, 원유에서 가스·휘발유 등을 추출하고 남은 값싼 기름을 휘발유로 전환하는 시설)와 '올레핀 다운스트림 콤플렉스'(ODC·고도화 설비를 통해 건축·생활소재의 원료로 쓰이는 올레핀 제품을 생산하는 설비) 건설에 5조원을 투자하고 있다.

이는 국내에서 시행된 단일 플랜트 공사 중 역대 최대 규모다.

알 감디 CEO는 이와 관련해 최근 "5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으나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에 대비해 굳건한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며 "프로젝트가 완공되면 세계적 규모의 설비를 바탕으로 최고 수준의 운영 효율성과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고도화시설 등에 11조3천억원을 투자한 GS칼텍스도 신규 투자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작년 9월 500억원을 투자한 여수 바이오부탄올 시범공장이 내년 상반기부터 가동에 들어갈 예정인 가운데 석유화학 등 비정유부문에 대한 대규모 추가 투자를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오일뱅크는 롯데케미칼과 합작, 1조2000억 원을 투자해 지난해 하반기 현대케미칼 MX생산공장을 준공했다.

현대케미칼은 올해 들어 3분기까지 2천억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거두었다.

현대오일뱅크와 OCI가 2천600억원을 투자한 현대OCI의 카본블랙 생산공장은 내년 상반기 상업 가동을 앞두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올해 신사업 외에도 기존 생산공정의 설비 개선과 신설을 위한 투자도 지속하고 있다.

고도화 설비의 처리 능력 확충 등에 5천700억 원을 투자했다.

특히 국내 정유업계의 '맏형'격인 SK이노베이션은 가장 발 빠르게 포트폴리오 확장에 나서고 있다.

기존 사업영역인 정유, 석유화학, 윤활유를 넘어 전기차배터리, 정보전자소재 부문으로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지난 5월 간담회에서 "차세대 먹거리로 유망한 배터리, 화학 분야에 집중 투자해 회사를 지속 성장이 가능한 구조로 변화시키겠다"며 사업구조와 수익구조 모두를 비정유사업 중심으로 변화시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실제로 SK이노베이션의 올 한해 화학, 배터리 등 비정유 사업 투자 발표액만 2조원에 달한다.

기존 정유사업 경쟁력 강화 투자액 1조3천억원까지 합하면 투자 발표 금액은 올해만 3조원을 훌쩍 넘어선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우선 올해 들어 자동차용 소재사업과 고부가 포장재 사업을 차세대 성장 주력 분야로 정하고 고부가 제품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SK이노베이션의 화학 사업 자회사인 SK종합화학은 올해 미국 글로벌 기업 다우케미칼의 사업 두 분야를 차례로 인수한 바 있다.

상반기에 에틸렌 아크릴산(EAA) 사업을 3억7천만 달러에 인수했고 최근에는 7천500만 달러 규모의 폴리염화비닐리덴(PVDC) 사업 인수를 마무리했다.

배터리 분야에서는 서산 배터리 공장 3개 생산설비를 비롯해 헝가리 생산공장 신설, 리튬이온배터리분리막 2개 생산설비 증설 등을 잇달아 발표했다.

투자 금액만 1조원을 훨씬 넘어선다.

기존 정유설비 경쟁력 강화에도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11월에는 오는 2020년까지 울산 공장에 1조원을 투자해 일 생산량 4만배럴 규모의 '감압 잔사유 탈황설비(VRDS)'를 신설하겠다고 발표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화학, 배터리와 같은 신성장 사업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