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 가구업체들이 앞다퉈 유럽산 고급 가구 수입에 뛰어들고 있다. 2~3년 전부터 서울 강남권 재건축아파트와 고급 빌라에서 외산 빌트인(붙박이) 가구 수요가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리바트는 최근 이탈리아 유명 종합가구회사인 아란쿠치네와 국내 독점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현대리바트는 한샘에 이어 국내 가구시장 2위 업체다. 현대리바트는 아란쿠치네를 수입해 시공만 담당한다. 전용면적 84㎡ 아파트의 주방 가구를 교체하려면 비용은 1000만~4400만원대다. 현대리바트는 서울 도곡동의 리바트키친(3층, 330㎡) 매장에 아란쿠치네 별도 전시공간을 마련했다. 아란쿠치네 주방가구는 미국 플로리다 트럼프타워와 뉴욕의 고급 주상복합아파트 432파크애비뉴 등에 납품되면서 유명세를 탔다.

아파트용 빌트인 가구를 생산하는 넥시스도 미노티쿠치네와 엘마 등 세 개 이탈리아 가구 브랜드를 독점 수입·유통하기로 했다. 가격은 2000만~3억원대다. 넥시스는 오는 27일 서울 역삼동 넥시스갤러리에 첫 매장을 열 계획이다.

에몬스가구는 이탈리아 IDP에서 수작업으로 생산한 고급 소파 루체를, 에스트로에선 세네카 리클라이너 등을 수입하고 있다. 50년 역사의 한국가구도 지난해부터 프랑스산 가구 로셰보보아를 수입·유통한다.

현대리바트는 “서울 강남권 대규모 재건축 사업장을 중심으로 조합과 일부 소비자 사이에서 외국산 최고급 가구에 대한 욕구가 강해지고 있다”며 “해외 유명 주방가구 브랜드와 판권 계약을 확보함으로써 프리미엄 빌트인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가구업계에선 대형 제조업체까지 수입에 뛰어들고 있어 급성장하는 프리미엄 시장을 고스란히 외국산 가구에 내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