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열린 ‘제6회 와우포럼’에서 황각규 롯데지주 사장(왼쪽 다섯번째)과 한지연 롯데백화점 부평점 점장(세 번째), 배현미 롯데호텔 L7홍대 총지배인(네 번째) 등이 여성친화경영 사례를 발표했다. 롯데 제공
18일 열린 ‘제6회 와우포럼’에서 황각규 롯데지주 사장(왼쪽 다섯번째)과 한지연 롯데백화점 부평점 점장(세 번째), 배현미 롯데호텔 L7홍대 총지배인(네 번째) 등이 여성친화경영 사례를 발표했다. 롯데 제공
이달 말 개장을 앞둔 롯데호텔 ‘L7홍대’ 수장은 배현미 총지배인이다. 전국에 특급호텔만 100곳이 넘지만 여성 총지배인은 손에 꼽을 정도다. 배 총지배인은 작년 초 ‘L7명동’에 롯데호텔 최초 여성 총지배인으로 부임한 뒤 성과를 인정받아 L7홍대 프로젝트도 맡았다. 그는 18일 서울 잠실롯데호텔에서 열린 ‘제6회 와우(WOW, way of woman)포럼’에서 “맞벌이하는 여성 직장인이 자녀에게 미안해 그만두는 걸 많이 봤지만 지나고 보면 자녀들이 오히려 응원해준다”며 “커리어를 포기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와우포럼’은 롯데가 2012년부터 매년 그룹 내 여성 인재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여는 행사다. 롯데는 이 행사에서 ‘유리천장’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자구책을 발표해왔다. 2012년 발표한 여성 자동육아휴직제도를 시작으로 여성 육아휴직 기간 2년으로 연장, 여성인재 채용 비율 40% 목표 등 제도를 내놨다. 올해 와우포럼은 그간 시행해온 제도가 어떤 성과가 있었는지 짚어보는 것으로 진행됐다. 2005년까지 5%였던 신입사원 여성 비중은 올해 40%를 넘었다. 작년 발표한 남성의무육아휴직은 18일 기준 1100여 명의 직원이 활용했다. 롯데그룹 전체 육아휴직자의 절반이 남성이었다.

이날 행사에선 배 총지배인을 비롯해 롯데 여성 인재와 가족이 나와 자신들의 경험을 발표했다. 최초 여성 점장인 한지연 롯데백화점 부평점장, ‘남자의 영역’으로 불리는 건설과 케미컬 분야에서 활약하는 이정민 롯데건설 팀장과 김수영 롯데케미칼 매니저 등이 무대에 올랐다. 사내 커플로 결혼해 나란히 육아휴직을 쓴 배주희 롯데백화점 책임과 홍순혁 롯데백화점 책임 부부는 “육아휴직 덕에 경력 단절 없이 아이를 키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황각규 롯데지주 사장은 이 자리에서 “여기 있는 여직원들이 나중에 임원이 되고 궁극적으로 최고경영자(CEO)가 될 수 있도록 회사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성차별로 인한 유리천장이란 말이 통용되지 않는 기업문화를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